[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몸을 아끼지 않는,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하겠다."
신태용(47) 축구대표팀 감독이 헌신하는 팀을 만들어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신 감독은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1월 콜롬비아,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 나설 23명의 명단을 공개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계획을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지난 7일 러시아(2-4 패), 모로코(1-3 패) 평가전에 나섰던 선수들 중 13명이 제외되고 12명이 새로 들어왔다는 점이다. 신 감독은 "부임 후 최정예의 맴버가 나선다. 열심히 만들어서 경기를 하겠다"고 전했다.
실망스러운 해외파를 정리하고 K리거가 12명이나 선발되는 등 본선을 향한 선수단 구성에 시동을 걸었다. 신 감독은 "내 스타일에 부합하는지 보기 위한 선수 구성이다. (부상 중인) 이청용, 황희찬이나 김신욱은 몸이 올라오면 충분히 합류 가능하다"며 여지를 남겨뒀다.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 우즈베키스타전 당시 선발했던 베테랑 삼총사 이동국(전북 현대), 염기훈(수원 삼성), 이근호(강원FC) 중에서는 이동국이 제외됐다. 신 감독은 "이동국이 골도 넣고 좋은 모습도 보여주고 있지만, 영웅은 마지막에 아름답게 보내야 하는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며 발탁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2연전을 통해 기강을 확립하고 흐트러진 분위기를 만회하겠다는 생각이다. 신 감독은 "내 몸을 던져서 누구와 싸워도 쉽게 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정신력이 살아 있다는 것을 말이다"며 투혼의 축구 부활을 약속했다.
◆신태용 감독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선수단 구성 배경은.
"이번 11월 평가전은 감독 부임 후 경기 최정예의 맴버가 나서서 경기하지 않나.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건 인정한다. 두 팀 모두 월드컵 나온다. 경쟁력 있는지 실험해봐야 한다. 열심히 만들어서 경기하겠다."
-일부 제외된 선수들은 다시 선발 가능한가.
"그런 선수들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다. 내 스타일에 부합하는지를 보기 위해 구상했다. 이청용과 김신욱은 몸이 올라오면 충분히 합류할 수 있다."
-수비수 중 정승현이 최초 발탁인데.
"정승현은 리우 올림픽에도 같이 갔었다. 장·단점을 안다. 스토퍼지만 빌드업이 좋다. 젊고 파이팅도 좋다. 수비진 중에서는 파이팅이 많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변형 플랫3 결과가 좋지 않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월드컵에서 상대를 이기려면 변형 플랫3는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지만, 이번 2연전은 성적은 실패했지만 원하는 선수가 다 아니었다. 부득불 양 풀백이 부족해 활용했다. 내가 생각하는 선수들이 구축되면 포백과 플랫3는 공유해야 한다. 버리지 않을 것이다. 상황에 따라 필요한 전술이다."
-이정협이 오랜만에 다시 돌아왔는데.
"2015년 아시안컵 가서 같이 해봤다. 장, 단점을 안다. 앞에서 많이 뛰어주고 빠져 들어가는 선수다. 내가 원하는 것은 우리가 상대보다 강하다고 볼 수 없다. 1, 2선에서 강하게 부딪쳐야 3선에서 조금은 수월하게 할 수 있다."
-매를 맞겠다고 했었는데 변함이 없나.
"월드컵 본선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다시 말한다. 콜롬비아, 세르비아가 본선 진출국이어서 지금은 부족함이 보일 것이다. 지금 당하고 보완하는 것이 낫다. 그래야 마지막에 가서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본다."
-손흥민은 소속팀에서처럼 원톱으로 활용 가능할까.
"투톱으로 나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두 경기 모두 봤다. 힌트도 얻었다.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나 싶다. 주위에 받쳐주는 선수가 누구냐에 따라 기량 유지 여부가 관건이다. 나름대로 힌트는 얻었다고 본다."
-K리그 베테랑 중 염기훈만 뽑았는데 이유는.
"이동국은 제가 강원에 가서 보고 어제 우승 경기도 봤다. 물론 이동국이 골도 넣고 좋은 모습도 보여주고 있지다. 우리나라에서 이동국이 200골을 넣으면서 K리그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영웅을 마지막에 아름답게 보내줘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예를 들어 이번 2연전에 와서 좋은 기회에서 골을 넣지 못하면 또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다. 영웅을 잃을 수 있어서 발탁하지 않았다. 내년 월드컵까지는 골 넣는 감각은 있지만 뛰어주고 싸워주고 부딪혀줘야 하는데 의문이 있다. 이제는 놓아줘야겠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 소집인데 공격수가 계속 바뀐다. 점검인가 다른 의도인가.
"공격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10월 유럽 원정에서 K리거와의 상생을 위해 뽑지 않았을 뿐이다. 황희찬이 들어와야 하는데 부상이 길어졌다. 지금은 훈련 중이라고 들었다. 구단이 선수 보호를 해야 한다고 공문이 왔다. 어젯밤까지 필요하다고 했지만 구단이 부탁했다. 어느 선은 구축됐지만, 나머지는 좀 더 봐야 한다."
-이번 일정부터는 본선 가야 하는 선수들을 압축해야 하는데.
"나 역시 이제는 더 강해져야 한다고 본다. 선수도 마찬가지지만 나도 강해지기 위해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많이 하겠다. 몸을 아끼지 않는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하겠다. 실력이 되지 않으면 상대보다 더 많이 뛰는 것을 강조하겠다."
-미드필더 3명이 추가됐는데 기대하는 부분은.
"이창민, 주세종은 많이 뛰어주고 역습이나 공격 시 장점을 가진 선수다. 이명주는 앞에서 찔러주는 패스와 골 결정력이 좋다. 이번 기회에 중심에 있는 선수들과 손발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뽑았다."
-새롭게 시도하고 싶은 전술이 있나.
"특별하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없다. 이제는 조직력을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 부임 당시에는 전술보다는 무조건 이겨야 하고 월드컵 본선에만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유럽 원정에서는 반쪽 선수로만 운영했는데 이제는 생각했던 선수들과 조직력 끌어올리면서 손발을 맞추겠다."
-새 외국인 코치진과 함께하기를 소망했는데 어떻게 되고 있나.
"11월부터는 합류하리라 본다. 계약 성사 단계다. 최종 서명만 남았다. 이르면 다음 주에 입국하지 않을까 싶다. 월드컵 두 번, 유럽축구선수권대회도 두 번 경험했다.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
-소속팀에서 포지션 변경을 한 선수들이 일부 있는데 대표팀에서도 고려하나.
"대표급 선수라면 두세 자리는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고 본다. 구자철이 공격형, 수비형 모두 가능한데 대표팀에 오면 그날 상황에 따라 또는 이번 소집 명단 중 위치에 따라 변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성난 팬심을 달래야 하는데.
"열심히 잘해야 한다. 우리 축구가 최정상급은 아니다. 좀 더 희망을 주고 올라가도록 희망을 주는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본선에 갔으니 자신 있게 경기에 나서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대표팀도 흐름을 타는데 반전이 힘든 모습이다. 이번 선수단으로 분위기 전환이 가능한가. 주장 완장을 손흥민에게 맡길 생각은 없나.
"팀이 더 좋아진다면 손흥민이 아닌 최고 막내에게라도 주장 권한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얼마나 더 나아지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소집 기간이 짧아서 획기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어렵다. 그래도 경기력이 나아지는 것을 선수나 감독 모두 고민해야 한다. 사나흘로 좋아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제는 내 몸을 던져서 그 누구와 싸워도 쉽게 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정신력이 살아있고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미드필더에 멀티 자원이 많은데. 전술 변화와 이어지는 것인가.
"명단을 보면 플랫3, 4 수비를 공존하기 위해 뽑았다. 측면 미드필더가 아닌 중앙 미드필더 겸업이 가능한 선수를 뽑았다. 앞에서 많이 뛰고 패스 축구를 위해서 선발했다."'
-많이 뛰는 축구를 강조하는데 실리 축구로 변화를 꾀하는 것인가.
"콜롬비아, 세르비아는 본선 진출국이다. 본선에서 상대 가능한 팀이다. 완벽하지 않지만, 상대도 마찬가지다. 원하는 스타일의 축구를 해보겠다. 내가 생각한 축구를 입히겠다. 젊은 선수들이 앞에서 많이 뛰면 어느 정도는 보완할 수 있다. 문제점이 있다면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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