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조동현 부산 kt 감독의 표정이 환하게 빛났다.
2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 국내선수 신인드래프트 순위 추첨에서 1순위와 2순위를 동시에 차지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의 드래프트가 완전히 오버랩되는 순간이었다. 그는 2016 국내선수 신인드래프트에서 6위에 그쳤다. 이종현(울산 현대모비스) 최준영(서울 SK) 강상재(인천 전자랜드) 등 이른바 대학농구 '빅3'가 모두 나와 KBL 역사상 최고 수준의 드래프트라고 평가받았던 그때였다.
빅맨 자원 보강이 필요했던 kt는 절박했다. 크리스 다니엘스가 부상으로 통째로 시즌을 날렸고 김승원은 군에 갔던 때였다. 사실상 팀의 빅맨 자원이 김현민 뿐이었기에 이 세 명 하나가 너무나 필요했지만 결과는 6순위였다. 결국 남은 자원 가운데 최고였던 중앙대 출신의 박지훈을 지명했다.
그러나 이번엔 1순위와 2순위를 그야말로 독식했다. 2순위는 창원 LG였지만 지난 시즌 조성민과 김영환의 트레이드 때 받은 카드가 빛을 발했다. 현주엽 감독은 이같은 결과가 나오자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자리를 잠시 벗어나기도 할 정도였다.
지난 시즌만큼은 아니더라도 올 시즌 신인선수 드래프트도 뜨겁다. 연세대 졸업반인 허훈만으로 가드진이 필요한 팀의 구미를 당기게 만들었는데 여기에 양홍석이 갑작스레 판에 끼어들면서 급박하게 판이 커졌다.
허훈은 그 유명한 허재 한국 농구대표팀 감독의 차남이자 현역 국가대표 가드다. 농구센스는 물론 탁월한 쇼맨쉽과 귀여운 외모까지 더해져 KBL에 새 바람을 일으킬 가드로 촉망받고 있다. 형인 허웅(원주 동부/ 현 신협상무)과는 달리 정통 가드에 보다 가깝다는 평이다.
여기에 가세한 양홍석은 부산 중앙고 시절 에이스로 맹활약했던 선수다. 전국체육대회를 포함한 3관왕을 달성했고 이 시기에 신흥고와 경기에서 32득점 15리바운드 10어시스트 5스틸로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기까지 했다.
한 마디로 '초고교급 선수'였다. 동기인 송교창(전주 KCC)이 고교 졸업 직후 드래프트를 신청한 것과 달리 중앙대에 갔으나 결국 1학년만 마치고 중앙대에서 자퇴, 드래프트에 나오게 됐다.
물론 이들 말고도 가드 김낙현(고려대)과 얼리 드래프트를 신청한 가드 유현준(한양대) 중앙대 슈팅가드 김국찬과 연세대 포워드 안영준 등도 상위 픽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허훈과 양홍석의 존재감이 너무나 크다.
이 둘을 선발할 것이 유력한 kt는 3경기에서 모조리 패하면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유일한 KBL 팀이 됐다. 경기를 잘 풀어나가다가도 막판에 힘이 부쳐 패배를 허용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엔 19점을 앞서다가 KCC에 역전을 허용해 68-72로 패하기까지 했다. 전체적으로 선수층이 얇기 때문에 4쿼터에 힘을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올 시즌 주축으로 기대를 받은 김현민도 아킬레스건 파열 중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때문에 허훈과 양홍석이 가세한다면 그야말로 천군만마다. 가드진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재도에게 휴식시간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더 많은 활용법도 고민할 수 있다. 양홍석도 김영환, 박상오 등 비교적 베테랑 포워드들의 체력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원이다.
두 선수 모두 즉시전력감이라는 점은 조동현 kt 감독의 어깨를 더욱 가볍게 만들 수도 있다. 물론 어떤 선수를 뽑을지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오는 3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이 둘의 행방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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