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거스 히딩크 감독 논란의 본진은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공은 또 신태용(47)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넘어갔다. 정몽규(55)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신뢰 재확인 속 단기간 경기력 향상이라는 숙제가 떨어졌다.
정 회장은 1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축구대표팀의 부진과 축구협회의 인적 쇄신 등 현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구체적인 대책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적당히 넘어갔다.
주목해야 할 정 회장의 발언에는 히딩크 감독 영입 논란의 진단법이었다. 대표팀은 6월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에서 2-3으로 패해 탈락 위기에 몰렸고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을 경질했다.
이후 신태용 감독을 7월 초 선임했고 이란, 우즈베키스탄에 연이어 0-0으로 비기며 본선 진출권을 확보했지만, 공격력이 아쉬웠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또, 우즈벡전에서는 이란-시리아전이 끝나지 않았는데 현장에서의 소통 부족으로 '본선 진출'에 대한 소회를 밝히는 등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여론이 나쁜 상황에서 히딩크 감독의 대표팀 감독 복귀설까지 돌았다. 대표팀에 대한 실망이 히딩크 감독을 소환했다. 진위가 확인되지 않고 중간 소통 창구 구실을 했던 노제호 히딩크재단 사무총장과 김호곤 축구협회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 사이의 진실 공방만 격화됐다.
본선 경쟁력을 확인하는 러시아, 모로코와의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는 2-4, 1-3으로 졌다. 극심한 골 결정력 부족에 수비 붕괴는 신 감독의 실험 실패, 선수들의 정신력 저하라는 문제점까지 노출됐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여론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런 과정들을 복기한 정 회장은 "김 부회장이 (노 총장으로부터) 문자가 온 것을 전혀 기억 못 했다고 한 상황에서 언론에 대응했는데 이것이 잘못됐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아어 "본질은 마지막 두 경기를 잘하지 않을까였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감독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미세한, 복합적인 부분이 겹친 것이었다"며 국민의 열망과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던 경기력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 경험이 풍부한 외국인 전술 코치, 피지컬 코치와 지원스태프를 추가 선임하고 대표팀 관리를 회장 직속 기구로 개편하며 직접 현안을 챙기겠다는 대책도 내놓았다.
결국, 신 감독의 지도력으로 경기력을 회복, 신뢰를 안겨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 회장의 속내로 보여진다. 11월 10일 콜롬비아, 14일 세르비아와의 2연전은 신 감독에게는 밤잠을 줄여도 모자를,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아야 하는 부담이 무척 커지게 됐다.
물론 신 감독은 "강팀과의 경기를 원한다. 11월에는 좋은 선수들로 구성해서 도전하겠다"며 시험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그러나 정 회장이 '경기력'이 히딩크 향수를 자극한 요인이 됐다고 지적, 최소 러시아와 모로코전과 비교해 더 나은 내용에 승리까지 챙겨야 하는 신세가 됐다.
대표팀 코치를 경험했던 A씨는 익명과 사견을 전제로 "대표팀 경기력 향상 자문 등은 기술위원회가 독립적으로 하고 운영은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한다는 것이야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회장이 '경기력'을 잣대로 삼았다면 신 감독의 고민과 부담은 더 커질 것이다. 패배가 계속 된다면 본선 준비는 고사하고 외부 여론에 대응하다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표팀은 지난 3월 중국 원정에서 0-1로 패하면서 위기가 감지됐다. 슈틸리케 경질 여론이 몰아치던 상황에서 정 회장은 유임을 선택했다. 이런 잘못들이 누적된 것을 고백하지 않고 경기력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이번 2연전에서도 경기력이 미진하는 등 홈에서도 희망을 보여주지 못하면 신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은 다시 커질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위축된 신 감독이 정면돌파를 하지 못하게 된다. 2연전을 치르기 위한 대표팀 소집 전 정 회장의 구체적인 신뢰 향상을 위한 대책 발표는 필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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