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금의환향한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강타자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가 친정팀에 대한 격한 애정(?)을 표했다.
17일 NC와 두산 베어스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잠실 야구장에서 낯익은 얼굴이 등장했다. NC에서 3시즌을 뛰고 미국으로 '역수입'된 강타자 테임즈였다.
그는 올 시즌 MLB에서 2할4푼7리(469타수 116안타) 31홈런 63타점을 기록하며 리그에서 주목받는 파워히터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시즌 초반인 4월에는 한 달동안 11개의 홈런을 터뜨리는 괴력을 뽐냈다. 엄청난 팔뚝과 가슴 근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호쾌한 스윙은 테임즈의 전매특허다.
이 멋진 근육은 한국에서 갈고 닦았다. 지난 2014년 그의 장타력을 눈여겨 본 신생팀 NC가 그를 한국으로 데리고 왔다. 주루플레이에도 능한 1루수 거포라는 점은 매력적이었다.
NC 스카우트의 눈은 정확했다. 첫 해 37홈런을 터뜨리며 연착륙에 성공한 테임즈는 이후 두 시즌동안 87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근육 훈련에 매진해 몸을 더 키웠는데 그러면서도 주루에 대한 감도 잃지 않았다. 2015시즌엔 40홈런-40도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2016시즌엔 갓 태어난 NC를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끄는 등 공룡의 비상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리그 최우수선수도 그의 몫이었다.
한국에서 통산 성적은 3할4푼9리 472안타 124홈런 382타점 64도루. 세 시즌 기록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기록이다. 이러한 기록을 남기고 그는 자신의 고향이자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빅리그 무대로 돌아갔다.
이날 한국 방문은 올해 처음이었다. 그러나 근육질의 몸매 그리고 친정팀 NC를 향한 애정은 여전했다. 그는 "매우 피곤하다"면서도 "한국을 올해 내내 그리워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지난해 잠실에서의 경기를 기억한다. 두산에 진 기억이 난다"고 당시를 돌아보기도 했다. NC는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두산과 맞붙어 시리즈 스코어 0-4로 완패했다.
그러나 "NC와 롯데 경기를 미국에서 봤다. 이길 수 있도록 응원했는데 팀이 이렇게 올라와 정말 기쁘다.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친정팀에 애정이 어린 덕담을 건내기도 했다. '절친'인 김태군에겐 "만약 잘하지 못하면 관중석에서 소리를 질러 힘을 불어넣겠다"고 웃어보였다.
마산에 갈 예정이 있는지 묻자 그는 "한국에 일적으로 온 것은 아니다. 즐겁게 지내다가 가고 싶다"면서도 "김경문 감독님이 유니폼을 준비해주시면 마산으로 가서 대타로라도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불가능한 일이지만, NC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테임즈의 뜻이 그대로 묻어났다. 테임즈의 응원 덕분일까. NC는 이날 두산을 난타하면서 13-5의 대승을 거뒀다. 특별한 팬서비스도 보여줬다. 이날 경기를 보다가 중반엔 응원단석에 올라 NC 깃발을 흔들며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테임즈가 "좋은 친구"라고 했던 재비어 스크럭스는 이날 승부처에서 초대형 그랜드슬램을 터뜨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김태군도 열심히 주루 플레이를 펼쳐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래저래 테임즈로선 기쁜 가을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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