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11월 매치 2연전은 신태용(47) 축구대표팀 감독에게는 위기일까 기회일까.
신태용 감독은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대비 러시아, 모로코와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각각 2-4, 1-3으로 패하며 좋은 수비 없이는 승리도 없다는 당연한 과제도 확인했다.
무엇보다 신 감독을 둘러싼 환경은 그리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2연전 패배로 신 감독에 대한 팬들의 신뢰가 바닥으로 내려앉고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 영입 논란까지 섞이면서 신 감독은 부임 4경기 만에 지도력 위기와 마주하게 됐다.
이날 귀국길에도 신 감독은 '축사국(축구를 사랑하는 국민)' 일부 회원의 시위에 안전을 우려한 축구협회의 조치에 따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으로 장소를 옮겨 기자회견에 나서야 했다. 귀국 게이트도 다른 곳으로 나오는 등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상대가 정해지지 않은 11월 A매치(국내 예정)는 신 감독에게도 중요한 승부가 됐다. 내용과 결과를 완벽하게 보여줘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자칫 그르친다면 더 큰 위기가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러시아, 독일, 스위스 등을 오가며 베이스캠프 확인과 외국인 코치 면접 등 부산하게 움직였다. 베이스캠프는 3~4곳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코치 영입이다. 대표팀은 신 감독을 비롯해 전경준, 김남일, 차두리 코치, 김해운 골키퍼 코치, 이재홍 피지컬 코치로 구성됐다. 경험 부족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외국인 코치 보강 필요성이 지속해서 나오는 이유다. 피지컬 부문의 외국인 코치도 추가 보강이 예정되어 있다.
신 감독은 이날 "(외국인) 코치는 여러 명을 만났다. 진취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몇 분은 마음에 들어서 고민 중이다. 김호곤 기술위원장과 상의해서 11월부터 합류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베이스캠프도 여러 곳을 살폈는데 월드컵에서 최고로 할 수 있는 부분을 눈으로 직접 본 것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코치와 계약이 마무리되고 11월에 합류하게 될 경우 완전체가 된다. 신 감독은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을 인정하지만 결과는 6월 월드컵에 나온다. 아무리 평가전을 잘해봤자 월드컵을 못하면 필요 없다. 유럽 원정이 끝나고 국내서 2연전 할 때도 최고의 팀을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야 무엇이 필요한지 느낄 수 있다"며 축구협회의 적극적인 행정이 곧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을 돕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거센 비판 속에서 미래를 보겠다는 것이 신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지금은 매를 많이 맞아도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준비하겠다. 김 위원장에게도 말했지만, 내년 3월 평가전에도 최고의 팀을 불러달라고 했다. 팬들이 느끼기에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수 있지만, 마지막에 잘 준비해서 인정받고 싶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계획도 머릿속에 들어가 있다. 그는 "11월에는 수비가 우선이어야 한다. 공격 전술도 만들겠지만, 팀에서 뛰는 선수를 뽑아서 하나가 되도록 만들겠다. 수비를 단단히 하고 공격적으로 나갈 부분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수비진의 변화도 예상된다. 이번 2연전을 비롯해 앞선 월드컵 최종예선에는 중국 슈퍼리그 소속 선수들이 다수 수비로 나섰다. 이들을 빼기는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신 감독은 "중국 리그 선수들도 마찬가지지만 K리거도 더 많이 보겠다. 쉽게 말하자면 월드컵 나갈 기둥들이 누군지, 거기에 덧붙일 선수들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는 과감하게 좀 해나갈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확실한 가지치기로 수비 조직력 향상에 집중하겠다고 정리했다.
'배수의 진'에 대해서도 "11월부터는 팀 중심이 될 선수들로 조직력을 최대한 만들어야 한다. 소집 시간이 부족하다. 큰 변화보다는 중심이 되는 선수, 우리가 추구하는 선수로 끌고 가야 한다. 동아시안컵도 그냥 나가는 대회가 아니다. 결과도 만들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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