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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윤계상 "장발 변신, 고문같았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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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는 여러 가지가 골고루 잘 버무려진 느낌"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첫 등장부터 강렬하다. 배우 윤계상은 극 중 상대방에게 무자비한 행위를 거침없이 이어간다. 부드럽고 지적인 이미지의 윤계상은 찾아볼 수 없다. 영화 '범죄도시'는 윤계상의 새롭고 낯선 모습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영화다.

26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범죄도시'(감독 강윤성, 제작 ㈜홍필름 ㈜비에이엔터테인먼트)의 개봉을 앞둔 윤계상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윤계상은 단어 범죄도시가 적힌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연이은 인터뷰에 살짝 피곤한 기색이었지만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다.

'범죄도시'는 지난 2004년 중국 하얼빈에서 넘어와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 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조폭소탕작전'을 영화화 한 작품. 대한민국을 뒤흔든 장첸(윤계상 분) 일당을 잡기 위해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이 이끄는 강력반이 나서는 내용이다. 윤계상은 돈 앞에 자비 없는 극악무도한 조직의 리더, 장첸 역할을 맡았다.

먼저, 첫 악역을 맡은 계기와 소감을 전했다. 윤계상은 "'범죄도시'의 강윤성 감독님은 영화 '비스티보이즈'에서 제가 맡았던 인물, 승우에게서 악마적인 모습을 끄집어 내려고 했어요. 그게 '범죄도시'의 장첸 역할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너무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윤계상은 악역을 위해 했던 노력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장첸 역할을 위해, 악역이 나오는 수많은 영화를 봤다.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황해'"라며 "이들의 공통점은 악역이 포스가 있다는 거다. 이들의 10분의 1만이라도 연기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비주얼과 영화 속 장면에도 윤계상의 노력이 담겨있다.

"비주얼적인 충격을 주고 싶었어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에서 나오는 악역의 기괴한 모습뿐 아니라 남성적이고 힘이 느껴지는 인물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 중 하나가 장발이었죠. 러시아 장교들이 입을 것 같은 코트도 준비했어요. 또 시나리오에서 저 혼자 상대방에게 해를 가하는 장면이 바뀌기도 했어요. 혼자가 아닌 여러 명이 함께 우르르 몰려가는 장면으로요. 집단공포로 극의 느낌을 더 극대화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장발 변신에는 어려움(?)도 있었다. 윤계상은 장발을 위해서 "머리카락을 붙였다. 그 상태로 연기를 계속했는데 너무 아팠다. 고문이었다"며 "머리카락이 자꾸 당겨지는 느낌이었다. 자고 일어나면 모공에 핏물이 맺힐 정도였다. 또 그 상태에서 힘 없는 머리카락은 뽑혔다"고 털어놨다.

윤계상은 '범죄도시'에서 중국동포들이 으레 사용하는 어투로 대사를 읊고 연기한다. 어려움은 없었냐고 묻자 "두 달 전부터 감독님과 그 어투를 가르쳐주는 선생님과 수위를 조절했다"며 "처음에는 너무 세게 발음을 해서 연기가 자연스럽지 않았다. 수위를 조절하면서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윤계상은 첫 악역을 연기 한 후 "잔상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상대방이 제가 맡은 역할이 하는 행동 때문에 고통스러운 상황을 겪고 있으면, 그 모습은 데미지로 남게 된다"며 "그 당시의 비주얼이 계속 머릿속에 남은 채 생각이 난다"고 고백했다.

윤계상은 '범죄도시'를 관객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며, 작품이 갖는 설들력을 높여갔다. "영화 속 어떤 장면은 감독님을 설득해 현장에서 만들기도 했다. 반전을 줄지 말지를 고민하며, 어떤 신은 숙체처럼 가져갔다"고 윤계상은 설명했다.

배우 마동석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을까. 윤계상은 마동석과 영화 '비스트보이즈'에서 배우로서 함께 만났던 경험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똑같은 사람"이라며 "굉장히 포근한 사람이다. 힘이 세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사람 같다"고 웃으며 장난스럽게 윤계상은 말했다. 특히 마동석은 액션 전문 배우다. 윤계상은 마동석에게 배운 게 많다고 밝혔다.

"마동석 형은 정말 액션 연기의 포인트를 정확하게 아는 것 같아요. 저는 막 계속 부딪치면서 액션을 하고 싶어했는데 형은 '알뜰하게 해', '나중에 정작 힘 써야 할 때 힘 없어서 못해'라고 조언해줬어요. 어떤 신에서 어떻게 힘을 써야 할지, 그 포인트를 알려주며 도와줬어요. 그래서 특히 영화에서 형과 마지막으로 찍은 액션신은 제일 쉬웠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그 신이 가장 격하게 나왔더라고요. 형은 딱딱 계산하면서 액션신을 연기하는 배우예요. 연기할 때 실수를 하지 않아요."

'범죄도시'는 지난 언론배급 시사회 이후 호평을 받고 있다. 영화의 특징 또는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윤계상은 먼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형사물 영화가 많지만, '범죄도시'는 여러 가지가 골고루 잘 버무려진 느낌"이라며 "영화 속 모든 캐릭터가 살아있다는 게 이 작품의 큰 힘이지 않나 싶다. 다들 어떻게 그렇게 맛깔나게 연기를 잘하시는지"라고 웃으며 말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 인물 장첸이 무섭다는 말을 했다며 "정답을 맞춘 느낌이었다"고도 밝혔다. "장첸은 전사가 없는 인물이다. 전사가 없기 때문에 긴장을 하면서 연기를 했다"며 "또 전사가 없는 인물이라서 오히려 극 전체에서 보면 득이 됐다. 언제 어디에서 장첸이 무엇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관객들이 더 큰 공포를 느낀 것 같다. 그게 감독님의 연출력"이라고 말했다.

윤계상은 '범죄도시'를 통해 자신의 필모그래피 하나를 더 채웠다. 그것도 그간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벗어던진, 파격적인 악역 변신으로. 윤계상은 인터뷰 말미에서 연기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새로운 작품과 캐릭터가 있다면 계속 도전하고 싶다"며 "저도 제 한계를 알 수 없으니, 매 순간 극한까지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겪고 배울 수 있는 노하우도 엄청나다.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노하우를 쌓고 있으면 언젠가 지금보다 더 나은 연기력으로 폭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편, '범죄도시'는 오는 10월 3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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