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꼭꼭 숨어라.'
서로 누가 더 우리팀을 제대로 숨기나를 놓고 경쟁하기 바쁜 신태용(47) 축구대표팀 감독과 카를로스 케이로스(64)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은 말 잔치를 선보였다.
신 감독과 케이로스 감독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9차전 맞대결을 앞두고 전날인 30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두 사령탑 모두 '여우'과에 속한다. 지략과 전술 등 다양한 부문에서 비교된다. 신 감독은 공격 축구의 대명사고 케이로스 감독은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시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수비를 만든, 방어의 대가다. 창과 방패의 대결인 것이다.
이번 겨루기를 앞둔 행보도 비슷하다. 신 감독은 훈련 비공개로 국내 취재진에게 양해를 구했다. 알고 있어도 몰라야 하고 모르면 더 몰랐으면 하는 심정이다. 인터넷으로 세계가 연결된 시대에 정보를 조금이라도 흘리면 이란이 충분히 알 수 있다는 것이 신 감독이 품고 있는 생각이다.
케이로스 감독도 마찬가지, 그는 예정된 외부 훈련을 취소하고 숙소 내 훈련을 한다고 전했다. 그러다가도 숙소 내부의 작은 공원에서 따로 훈련하는 등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 감독은 선발 여부로 관심을 모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의 출전 여부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손흥민은 오른팔 골절 부상을 당한 뒤 재활하면서 프리미어리그 개막 3경기 중 1~2라운드는 교체로 3라운드 선발로 각각 나섰다. 황희찬은 무릎에 가벼운 부상을 입어 출전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
신 감독은 "애매하다"고 입을 열면서도 “경기장에 오면 알 수 있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란에 대해서도 "이란이 가진 장점은 '선 수비 후 역습'이다. 케이로스 감독의 전술을 선수들이 잘 이해하고 있다"며 에둘러 표현했다. 구체적인 공략법은 말하지 않았다. 예상하기 힘든 전술이 나올 가능성이 있느냐는 말에도 "알 수 없습니다"고 연막을 쳤다.
신 감독은 지난 21일부터 선수들을 지휘했다. 28일이 되서야 26명이 모두 모였다. 단 사흘 훈련으로 모든 것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 신중한 것은 당연했다. 다만 신 감독은 "이란은 우리를 분석하지 못한다. 우리가 유리하리라 본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케이로스 감독도 만만치 않았다. 이란 사령탑 부임 후 한국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장·단점을 충분히 파악했다. 한국의 장·단점에 대해 "충분히 말할 수 있지만, 경기 후 구체적으로 말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오히려 한국 취재진을 상대로 "내일(31일) 경기 때문에 많이 긴장하는 것 같다. 좀 더 여유롭게 기자회견을 했으면 한다. 축구 경기를 할 뿐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여유롭게 했으면 한다"며 말을 돌렸다.
물론 흔들기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이 비밀리에 준비 중이라 신 감독과 한국에 관한 정보가 많이 없다"면서도 "예전에 신 감독이 맡았던 대표팀 경기 영상과 자료를 들 구해서 스타일을 확인하고 있다. 한국을 존중하지만 장·단점은 어느 정도 다 파악하고 있다"며 얼마든지 알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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