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김원형 롯데 자이언츠 투수코치가 마운드 위로 올라갔다. 1회부터 마운드를 지켰던 투수는 공을 넘겨준 뒤 덕아웃으로 향했다.
사직구장을 찾은 팬들은 소리높여 송승준의 이름을 외쳤다. 그는 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송승준은 이날 LG 타선을 상대로 7이닝 동안 103구를 던졌고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8승(4패) 째를 올렸다.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1회초 선두타자 박용택에게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후속타자를 범타로 유도하며 1회를 잘 넘겼다. 이후 순항했다.
LG 타선을 2, 3회 연달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4회초 1사 이후 제임스 로니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후속타를 내주지 않았다. 5회초를 다시 한 번 삼자범퇴로 막은 송승준은 6회초 2사 1, 2루 위기를 맞았으나 이번에도 무실점으로 막았다.
후속타자 이형종을 2루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7회초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송승준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갔다. 그러나 선두타자로 나온 대타 정상호에게 안타를 맞자 롯데 벤치가 움직였다.
그는 두 번째 투수 배장호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관중석 곳곳에서 격려의 박수와 함께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닝이터 역할을 한 베테랑 투수에게 보내는 환호다.
송승준이 마운드에서 오래 버틴 덕분에 롯데는 승리와 함께 지친 불펜진도 귀중한 휴식시간을 얻을 수 있게 됐다. 타선도 제때 터지며 송승준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송승준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함께 배터리를 이룬 강민호 덕분"이라며 "경기 전 승부구를 따로 정하지 않았다. 포크볼을 결정구로 고집하지 않고 (강)민호가 낸 사인대로 던졌다. 커브·슬라이더·직구를 승부구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초반에는 바뀐 볼배합에 나도 당황스러웠는데 민호의 전략이 주효했다"며 "1루수쪽으로 타구가 많이 갔다. 수비를 잘해준 이대호에게도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승준은 이날 승리로 개인 통산 101승째를 거뒀고 선발 100승도 달성했다. 그는 "선발 100승은 몰랐다"며 "최근 팀이 승리를 거두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개인 기록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선발 100번째 승리를 거두기 까지 정말 많은 경기에 나온 것 같다"며 "2007년 국내 복귀 후 3연속 완봉을 거둔 첫 번째와 두 번째 경기 그리고 지난 6일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개인 통산 100승째를 거둔 경기가 그래도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송승준은 "오늘 경기에 앞서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투구내용이 좋지 않았다"며 "그래서 후배 투수들 보기에도 미안했고 자존심도 상했다. 앞으로 남은 정규시즌 동안 몇 경기를 더 선발 등판할지 모르겠지만 6이닝은 반드시 책임지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송승준은 이날 KBO리그 통산 26번째로 1천500이닝 투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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