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김재환이란 산을 넘자 닉 에반스라는 큰 산이 기다리고 있었다.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LG가 2-4로 뒤진 5회 2사 3루 상황. 타석에 강타자 김재환이 들어서자 LG 벤치는 선발 김대현에게 김재환을 거르고 닉 에반스와 승부를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LG 벤치로선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김재환은 직전인 3회 시즌 28호 투런 홈런을 터뜨린 KBO리그 대표 강타자. 이 타점으로 11경기 연속 타점이라는 KBO리그 사상 4명 밖에 달성한 적 없는 기록에까지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성적은 99경기에 출전 3할5푼7리 27홈런 140안타 81타점. 안타는 1위이고 나머지 기록들도 전부 5걸에 들어가는 명실공히 두산 최강의 타자였다.
반면 에반스는 김재환보다는 분명 덜 부담스러웠다.
시즌 타율이 3할1푼3리에 육박하고 112안타 20홈런을 기록한 강타자였지만 이날 경기에선 2회 첫 타석에선 김대현의 초구를 공략하지 못하며 좌익수 뜬공을 기록했다. 흐름을 탄 김재환보다는 분명 수월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는 상대였다.
그러나 오산이었다. 에반스는 김대현을 상대해 왼쪽 라인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때려냈다. 3루수 양석환이 점프 캐치를 시도했지만 타구 속도가 총알처럼 빨랐다. 류지혁이 홈으로 들어왔고 김재환은 3루까지 갔다.
결국 김대현은 에반스와 상대를 끝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민병헌이 베이스에 있던 모든 선수를 불러들이는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하며 7-2를 만들었다. 고의사구가 부른 나비효과가 됐다.
이후 두산은 경기 말미 3번타자 정진호의 투런 홈런을 포함해 3점을 더 추가하며 10-3 완승을 거뒀다. 이날 중심타선이 합작한 점수는 5타점. 클린업트리오의 무서움만 재확인한 경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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