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실화'가 대세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군함도', '택시운전사', '포크레인'부터 개봉한 외화 '덩케르크'까지 모두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다. 올 여름 극장가에서는 실화가 주는 생생함과 감동이 스크린을 물들일 예정이다.
조선인들에게 군함도는 지옥섬이자 감옥섬. 오는 26일 개봉하는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 제작 외유내강)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서 강제 징용된 후 생지옥을 경험했던 조선인들의 모습을 그렸다. 이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가 영화의 큰 서사이자 실제 역사다.
허리조차 펼 수 없는 비좁은 갱도, 개미굴, 막장. 하루 12시간 일하면서 일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지옥의 탄갱을 벗어날 수 없었다. '군함도'에서 조선인들의 탈출을 돕는 박무영을 연기한 송중기는 지난 24일 인터뷰에서 가장 힘들었던 촬영으로 "탄광신"을 꼽았다. 배우 황정민 등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영화'는 실제 역사를 영화에 허투루 담지 않았다. 제작진은 영화에서 당시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극도의 리얼리티로 선보인다. 영화 '터널', '곡성' 등 사실적인 모습을 재창조한 이후경 미술 감독은 실제 군함도 모습의 약 3분의 2를 세트로 제작, 군함 내 각 공간을 완벽히 재현했다고 평가 받는다.
'군함도'는 철저한 고증을 거친 배경에 배우들의 열연이 덧입혀진 영화다. 당시 지옥을 탈출하기 위해 그곳을 떠나려 했던 조선인이 추정으로만 수십명. 영화에서 저마다 다른 이유로 군함도에 끌려오게 된 평범한 이들이 생존해 가는 과정 역시 '사실'이다. 거짓말에 속아 딸 소희(김수안 분)와 군함도로 온 이강옥(황정민 분), 경성의 주먹 최칠성(소지섭 분)., 광복군 소속 OSS 요원 박무영, 조선의 여인 이말년(이정현 분)의 드라마와 탈출신은 먹먹함과 긴장감을 선사할 예정.
오는 8월 2일 개봉하는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 제작 더 램프(주))는 우리나라의 아픈 근·현대사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다.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 분)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영화.
'택시운전사'는 지난 2007년 개봉한 영화 '화려한 휴가'와 같은 시대와 소재다. '화려한 휴가'에서는 군인들이 광주 시민들을 진압하는 과정이 극적이고 자극적으로 묘사된다. 박신애(이요원 분)가 차 위에서 시민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방송하는 모습이 대표적.
반면 '택시운전사'에서는 당시 광주의 모습이 상대적으로 담담하게 묘사됐다. 배우 송강호가 연기하는 만섭은 1980년 5월 광주의 현장을 직면한 평범한 한 시민의 갈등을 그려내지만 동시에 웃음을 주는 인물. '택시운전사'는 유쾌한 소시민 만섭이 평범한 광주 시민들과 만나 이들의 아픔을 목격하고 함께 나누는 이야기다.
그 과정에서 광주 시민, 택시운전사 태술(유해진 분)과 웃음기 많은 22살 광주 대학생 재식(류준열 분)은 '왜 군인들이 시민들을 진압하느냐'는 질문에 "모르겄어라, 우덜도 우덜한테 와 그라는지"라고 순박하고 순수한 표정으로 답한다. 영화는 처절한 장면과 목소리를 부각하지 않는다. 소소한 일상 속 이념도 없는 평범한 광주 시민의 순박한 웃음과 표정이 머릿속에 맴돌 뿐이다. 여기에서 오는 그들의 아픔은 더욱 저릿하게 느껴진다.
올 여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가해자 입장에서 다룬 영화도 개봉한다. 영화 '포크레인'(감독 이주형, 제작배급 (주)김기덕필름)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위 진압에 동원됐던 공수부대원 김강일(엄태웅 분)이 퇴역 후 포크레인 운전사로 살아가던 중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20여 년 전 묻어두었던 불편한 진실을 쫓아가는 내용을 그린 진실 추적 드라마.
지난 20일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이주형 감독은 기획 의도에 대해 "포크레인은 탱크의 궤도와 닮아있다. 거친 상처를 내기도 하고 특히 숨겨진 진실을 꺼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포크레인'은 그동안 숨겨졌던 가해자의 고통을 꺼낸다. 그동안 쉽게 다뤄지지 않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가해자 입장에서 당대를 소환하는 새로운 시각의 영화다. 영화는 오는 27일 개봉.
지난 20일 개봉한 외화 '덩케르크'(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수입 배급 워너브러더스코리아)는 1940년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40만 여 명의 영국군과 연합군을 구하기 위한 사상 최대의 탈출 작전을 그린 작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어렸을 때부터 들었던 이야기이자 인류 역사의 흐름을 바꾼 실화다.
'덩케르크'는 피가 난무하고 무수한 총알과 폭탄이 날아다니는 전쟁 장면을 그리지 않는다. 대사도 많지 않다. 생존의 사투를 벌이는 군인들의 모습에만 오롯이 집중할 뿐이다. 서사의 단조로움 대신 영화의 서스펜스는 사운드와 거대한 스케일이 채운다. 놀란 감독은 "덩케르크에서 일어난 사건은 인간 역사상 생존에 대한 대단한 사건 중 하나다. 그것이 바로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덩케르크'는 군인들의 입장에서 당시의 전쟁을 '현실'적으로 그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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