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올 여름 배우 황정민은 '군함도'에서 악단장 이강옥으로, 송강호는 '택시운전사' 만섭으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군함도'의 개봉일은 오는 26일, '택시운전사'는 오는 8월 2일. 사실상 '군함도'와 '택시운전사'는 쌍끌이 '천만 배우' 황정민과 송강호가 올 여름 극장가에서 격돌하는 영화다.
황정민은 영화 '국제시장'(2014)과 '베테랑'(2015)으로 쌍천만 관객을 이끌었던 배우. '국제시장'에서는 6.25 전쟁부터 산업화, 민주화 이후까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훑는 덕수를 연기했다. '베테랑'에서는 서도철 형사 역으로 유머러스한 모습과 함께 재벌 3세를 추적하는 카리스마 있는 경찰의 모습을 선보였다.
'군함도'(감독 류승완, 제작 외유내강)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황정민은 딸과 함께 군함도로 오게 된 악단장 이강옥 역을 연기한다.
황정민이 연기하는 '군함도'의 강옥은 '국제시장' 덕수와 닮은 면이 있다. 근현대사 강옥과 덕수 모두 시대의 파고 속에 묻혀버린 당대 평범하지만 특정 다수의 상징적 인물. 덕수는 가족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모두 바치는 인물로 당시 우리나라의 국민을 가리킨다. '군함도'의 이강옥도 일제 강점기의 시대적 배경에 군함도로 끌려간 당시 조선인을 대표한다.
하지만 강옥은 '국제시장'의 덕수를 보다 더 날카롭게 벼린 인물이다. 더 치열하고 처절하다. '군함도'에서 황정민은 '국제시장' 보다 더 강한 생존 의지를 표현한다. 특히 영화에서 황정민은 딸을 살리기 위해 치열하게 몸부림치는 극한의 연기를 선사한다. '국제시장'의 가족애와 또 다른 '부성애' 열연을 펼친다.
'군함도'는 황정민이 '부당거래'(2010)와 '베테랑'을 비롯, 류승완 감독과 함께 작업한 3번째 작품. 류승완 감독은 "황정민이라는 배우가 없었다면 촬영을 끝까지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강옥은 황정민만이 연기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극찬했다. 황정민이 류승완 감독의 작품으로 다시 한번 천만 배우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송강호는 영화 '괴물'(2006)과 '변호인'(2013)으로 쌍끌이 천만배우로 등극했다. '택시운전사'(감독 장훈, 제작 더 램프(주))는 송강호가 장훈 감독과 '의형제' 이후 의기투합한 작품. '의형제'의 누적 관객수는 541만6천829명(영화진흥위원회 기준). 천만 관객을 넘지 못한 아쉬움을 장훈 감독과 '택시운전사'에서 달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 분)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영화. 만섭은 1980년 5월 광주의 현장을 직면한 평범한 한 시민의 갈등을 그려내지만 동시에 유쾌하고 웃음을 주는 인물이다.
'변호인'의 송우석과 만섭 모두 국밥과 국수를 즐겨 먹는 평범한 국민. 하지만 우석이 극의 선명한 변화를 이끄는 주역에 가깝다면 만섭은 소시민 관찰자에 불과하다. 우석이 당대부터 현재의 거대 담론에 경종을 울리고 강렬하고 날카롭게 아픔을 남겼다면 만섭은 당대의 아픔을 잔잔하면서 진하게 느끼게 해주는 인물. '택시운전사'는 평범한 국민 만섭의 시각에서 그린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경험할 수 있는 영화다.
송강호는 영화 '관상'(2013), '사도'(2014), '밀정'(2016)에서 역사의 실존 인물을 연기했다. 하지만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관상'은 913만5천806명, '사도'는 624만7천651명, '밀정'은 750만407명을 동원, 천만 관객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시대극을 연기하는 대표 배우 송강호가 실존 인물 만섭으로 천만 관객을 사로잡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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