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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얀vs조나탄? 황선홍은 '비교 불가'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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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인 비교는 자존심 상하는 문제" 데얀 자존심 세워줘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부연 설명이 필요가 있나요."

중반을 지나가고 있는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에 강력한 화젯거리가 등장했다. FC서울 데얀(36)과 수원 삼성의 조나탄(27) 두 공격수의 득점 경쟁과 누가 더 우수한가에 대한 논쟁이다.

데얀은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를 통해 K리그와 인연을 맺은 뒤 2008년 서울 유니폼을 입고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서울에서의 활약으로 몬테네그로 국가대표에 뽑혀 2014 브라질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골맛을 봤고 2016 프랑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예선에서도 골을 넣었다.

K리그와 서울이 키운 외국인 선수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2012년에는 31골로 K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2014년 장쑤 쑤닝, 2014~2015년 베이징 궈안(이상 중국)을 경험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와서도 노련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황선홍 FC서울은 감독은 부산 아이파크, 포항 스틸러스 시절 데얀에 대한 칭찬을 쉼 없이 쏟아냈다. 외국인 공격수 문제로 고민하던 황 감독에게 데얀은 그야말로 이상적인 공격수였다.

데얀이 K리그와 중국 슈퍼리그를 오가던 2014년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대구FC와 인연을 맺은 조나탄은 강력한 인상을 풍기며 등장했다. 2015년에는 26골로 챌린지 득점왕을 차지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닮아 '보급형 호날두'라는 애칭이 붙었다. 등번호도 7번으로 같았다.

브라질로 돌아갔던 조나탄은 지난해 7월 수원 유니폼을 입고 클래식에 등장했다. 14경기 10골 2도움으로 서정원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줬다. 강등권 근처까지 갔던 수원은 7위로 마감했고 FA컵에서 4골을 터뜨리며 우승에 기여했다.

두 공격수는 스타일이 확실히 다르다. 데얀이 나이를 먹으면서 좀 더 정적이지만 정확한 슈팅력과 공간 침투를 보여준다면 조나탄은 스피드와 유연함을 앞세워 골을 터뜨리고 있다.

올해 K리그 득점왕 경쟁도 이들이 불을 붙이고 있다. 조나탄이 16골, 데얀이 13골로 각각 1위와 3위를 달리고 있다. 22경기를 치렀고 16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현재의 감각만 유지한다면 충분히 20골을 넘기는 것도 가능하다. 조나탄이 경우 30골을 목표로 세웠다.

박문성 SBS(서울방송) 해설위원은 "데얀은 나이를 먹으면서 움직임은 적게 가져가면서도 효율적으로 골을 넣고 있다. 조나탄은 역동적이고 이제 막 K리그에 신선함을 주고 있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둘의 경쟁이 K리그에도 좋은 자극제라는 점이다"고 평가했다.

공교롭게도 둘은 지난 19일 22라운드에서 K리그 역대 라운드 최초 2명이 해트트릭을 하는 새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데얀은 친정 인천 유나이티드전에 선발로 나서서 해트트릭을 해내며 5-1 승리에 기여했다. 조나탄도 전남 드래곤즈에 오버헤드킥 골을 넣는 등 해트트릭으로 4-1 승리를 제조했다.

데얀은 조나탄과의 비교에 대해 "조나탄과 비교하지 마라. 나는 더 많은 골을 넣었다. K리그에서 득점왕도 세 번이나 했다"며 오래 K리그를 누빈 자신과 이제 클래식 두 시즌인 조나탄과의 비교는 무의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나탄도 자존심을 세웠다. 그는 "데얀은 기록적으로 보면 나보다 월등한 선수다. 그렇지만 나는 지금 K리그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내가 쓴 역사에 집중하겠다"며 신경 쓰지 않았다.

이들의 싸움은 리그가 진행되면서 더 달궈질 전망이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조나탄은 최근 컨디션이 정말 좋다. 3년 재계약 후 심리적으로도 안정됐다"며 "슈팅의 강도가 다른 선수와 비교해 강하다"며 칭찬을 쏟아냈다.

데얀을 이상적인 공격수로 평가해왔던 황 감독의 마음은 어떨까, 황 감독은 21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전북과의 23라운드에서 "데얀의 이야기가 맞는 것 같다. 부연 설명이 필요가 없다. 세 번이나 득점왕을 한 선수와 객관적인 비교는 자존심 상하는 문제다"며 데얀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이어 "향후 몇 년 후에 재평가가 이뤄지리라 본다. 선의의 경쟁이 됐으면 한다"며 비교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올해 황 감독은 데얀을 선발로 내세웠다가 여름에는 체력 문제를 고려해 교체로 내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데얀이 충분히 선발로 뛸 수 있다며 자신의 활용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인천전 해트트릭으로 무력시위를 했다.

황 감독은 "내게는 (선발로 뛰고 싶다는) 그런 말을 하지 않더라"며 "모든 선수가 경기장에 나가고 싶은 열망은 있다고 본다.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프로다운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심리적인 부분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노련한 데얀이 자신의 의도를 알았으면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 축구 공격수 계보에 있는 황 감독은 한 가지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바람이 있다면 국내 공격수가 (득점왕 경쟁에) 합류하는 이야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며 국내 선수들의 분전을 요구했다.

간접적인 답도 내놓았다. 데얀, 윤일록 등 득점, 도움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서울 공격진을 향한 메시지였지만 국내 공격진에게 참고하라는 듯 "공격수는 공격포인트에 대한 욕심이 있어야 한다. 물론 전제조건은 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승부 근성을 뿜어내며 경쟁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했다.

조이뉴스24 구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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