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이런 경우는 없다."
슬로베니아 남자배구대표팀은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17 월드리그' 2그룹 대륙간라운드에서 전체 1위에 올랐다.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서 뛰어 국내 배구팬에게도 얼굴이 익숙한 가스파리니가 슬로베니아 주 공격수다. 가스파리니를 앞세운 슬로베니아는 올해 월드리그 2그룹에서 강호로 꼽혔다. 8승 1패 승점24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현행 월드리그 규정에 따르면 슬로베니아는 다음해 월드리그에서는 1그룹으로 승격된다. 그런데 FIVB는 2018년 월드리그 규정에 손질을 가하려고 한다.
확정 발표되지 않았지만 현행 1~3그룹 대륙간 라운드가 아닌 단일리그제로 환원이 유력하다. FIVB는 내년에 있을 세계선수권대회 등을 이유로 들어 월드리그를 축소하려고 한다.
바뀐 월드리그 규정에 따르면 슬로베니아 이름은 찾을 수 없다. FIVB는 세계랭킹과 월드리그 및 국제대회 성적에 따라 '톱12'를 선정하고 여기에 와일드카드로 4개국을 더하는 방식으로 월드리그를 진행하려고 한다. 슬로베니아는 '톱12'에도 와일드카드 4개국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슬로베니아배구협회가 나섰다. 슬로베니아배구협회는 FIVB에 공식 질의를 보냈다. 자국 남자배구대표팀이 2018 월드리그 참가국에서 제외된 이유에 대해서다.
FIVB는 답이 없었다. 슬로베니아배구협회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자국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FIVB에 공개 항의했다. 요청에 대해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앟은 FIVB를 비난했다. 슬로베니아배구협회는 "우리 대표팀이 바뀐다고 하는 월드리그 참가국자격에 왜 부합하지 앟느냐"며 "FIVB로부터 명확한 이유를 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슬로베니아배구협회는 "(FIVB가)계속 말이 없다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남자배구대표팀 문제를 정식으로 제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슬로베니아는 옛 유고슬라이바 연방 소속 국가 였다. 구 유고가 해체되는 과정에서 지난 1991년 가장 먼저 독립했다. 크로아티아·세르비아·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몬테네그로·마케도니아 등과 달리 별 다른 유혈 충돌 없이 비교적 무난하게 독립국가를 이뤘다.
동유럽 지역에서도 배구 변방에 속했지만 2015년 유럽선수권을 발판 삼아 쏠쏠한 전력을 자랑했다. 지난해 월드리그에서는 3그룹 우승을 차지해 올해 2그룹으로 승격됐다. 올해 월드리그에서도 슬로베니아는 탄탄한 실력을 자랑했다.
2그룹에서도 당초 1위 후보로 꼽힌 네덜란드(7승 2패)와 1그룹에서 강등된 호주(6승 3패)를 제쳤다. 이런 슬로베니아가 찬밥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음모론까지 등장했다. 슬로베니아배구협회는 "다른 유럽팁들이 우리대표팀의 참가를 방해하고 견제하는 얘기도 돌고 있다"며 "FIVB에 중요한 스폰서 역할을 하고 있는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가 가담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FIVB는 월드리그 대회 방식 변경안에 대해 아직까지 어떤 공식적인 입장도 내놓지 앟았다. FIVB는 총회나 각 분과 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잇는 사항을 중간에 먼저 발표하지않는 관례가 있다. 그러나 국제배구계에서 슬로베니아배구협회의 항의가 정당하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현 FIVB 회장과 집행부가 특정 국가 배구협회를 의식하고 돈벌이 거리에만 집중한다는 비판도 있다. 23세 이하 남녀세계선수권대회에 시범 적용하기로 한 변경된 랠리포인트제(15점 7세트제) 및 범실 규정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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