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비가 안 와 다행이다. 끝날 때까지 날씨가 도와줬으면 좋겠다"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9일 잠실 야구장. 이날은 '적토마' 이병규의 은퇴식과 영구결번 행사가 예정돼 있었다. 이병규는 은퇴식 전 취재진과 만나 은퇴 소감을 밝히면서 "오늘 많은 비가 내린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다"며 "다행히 비가 내리지 않는다. 끝날 때까지 날씨가 좋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로 인해 은퇴 행사가 연기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낸 것.
이병규의 마음을 하늘이 읽기라고 한 것처럼 경기 시작 시간인 저녁 6시에 비는 내리지 않았다. 경기 시작 2시간 전인 오후 4시까지 적지 않은 비가 내렸지만 비가 그치면서 일정대로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병규는 마운드에 올라 시구를, 이병규의 아들인 승민(13) 군이 시구를 담당하며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하지만 잠잠했던 하늘은 치열하게 경기가 진행 중이던 7회초부터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LG가 3-2로 앞선 7회초 한화 공격 대타 이성열의 타석 때 경기는 우천으로 중단됐다. 최초 20시3분 중단됐던 경기는 20시36분 강우 콜드 경기가 선언되면서 LG의 한 점 차 승리로 끝났다.
LG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허프가 5회초 햄스트링 부상으로 조기 강판되는 불운이 겹쳤다. 올시즌 선발 평균 7.25이닝을 소화했던 허프지만 부상 앞에 고개를 떨궜다.
LG는 허프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5회초부터 불펜을 가동해야 했다. 급하게 마운드에 오른 김지용이 0.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정찬헌이 뒤이어 등판했다.
필승조를 조기에 소진한 상태에서 아슬아슬한 한 점 차 리드 상황. 하지만 하늘에서 내린 단비로 LG는 귀중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이날 승리로 LG는 39승1무39패를 기록, 5할 승률을 회복했다.
무엇보다 LG 구단 두 번째 영구결번의 주인공인 이병규의 은퇴식과 영구결번식 행사를 연기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떠나는 이병규도, 행사를 준비한 LG도 모두 웃으면서 마칠 수 있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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