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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집기간 3일…신태용, 조기소집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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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우즈벡전 준비 시간 부족…특별 대책 나올까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난 놈' 신태용(47)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사흘 만에 팀을 만들어 이란과의 일전을 준비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신 감독은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여러 화두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파격적인 변화 대신 안정을 꾀하고 이기는 경기를 무조건 하겠다는 실리 축구를 예고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팀을 만드는 기간이다. 대표팀은 이란전(8월 31일)을 사흘 앞둔 8월 28일에 소집된다. 이란전을 치르면 9월 1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로 원정을 떠난다. 한국(승점 13점)이 우즈벡(12점)에 1점 앞서 있어 이란에 패해도 우즈벡만 이기면 되지만 원정 텃세 등 상황은 간단치 않다.

팀을 새로 재건하고 나서는 운명의 2연전 준비치고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26~27일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를 치르기 때문에 조기 소집은 힘들다. 일본, 중국은 물론 유럽 리그도 초반 시작 시점이라 마찬가지다. 이 경우 훈련 사흘 중 하루는 회복에 쏟아야 한다.

신 감독도 "선수 소집은 내 임의대로 하기 어렵다. 신경 쓰지 않는다"며 "2014년 9월 감독대행 당시 (A매치) 두 경기를 해봤다. 대표 선수들은 최고의 기량을 가졌다. 짧은 기간이지만 주입하면 스펀지처럼 빨아들인다고 느꼈다. 허락되지 않은 시간을 강제로 줄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석대로 가겠다는 뜻이다.

신 감독이 언급한 2014년 9월 한국은 2일 소집해 사흘 훈련 후 5일 베네수엘라와 평가전을 치러 3-1로 이겼고 8일 우루과이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는 0-1로 졌다. 당시 신 감독은 울리 슈틸리케 체제로 꾸려지는 새 대표팀에서 코치를 맡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 실패를 만회하겠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신 감독도 슈틸리케 감독 부임 전 두 경기에서 기성용(스완지시티)을 최종 수비수로 내려 배치하는 등 파격적인 수를 던지며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다.

일단 당시 일정 자체로만 놓고 본다면 이란, 우즈벡 2연전과 비슷하다. 그렇지만 경기 성격이나 무게감은 180도 다르다. 이란이라는 껄끄러운 라이벌과 승점 1점차로 한국을 추격하고 있는 우즈벡전은 절대 쉽지 않다. 조금이라도 호흡을 맞춰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K리그를 비롯해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 선수들의 경기력은 좋지만, 유럽파는 시즌 초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는 불균형도 있다. 특히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모두 부상으로 재활 중이라 합류 여부도 불투명하다. 자연스럽게 K리거 대거 발탁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조기 소집이 필요성이 큰 이유다.

신 감독에게 조기 소집은 어색하지 않다. 2016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도 조직력 향상을 위해 조기 소집 카드를 꺼내려 했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면서 시간 부족이라는 과제를 안고 브라질로 넘어가야 했다. 반면, 20세 이하(U-20) 대표팀 시절에는 K리그와 대학의 협조를 받아 조기 소집으로 세부 전술을 조금 더 완성하는 효과를 봤다. 두 팀의 공통점은 '실전 감각 부족', 이 때문에 조기 소집은 고마운 일이었다.

안타깝게도 올 초 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은 조기 소집을 위한 일정을 협의했고 5월 27~28일 리그를 치른 뒤 3주 동안 클래식 일정을 쉬는 방안을 합의했다. 슈틸리케호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만들어진 조기 소집이었다.

그러나 8~9월에 걸쳐 열리는 2연전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설마 했던 카타르전을 패하면서 문제가 더 복잡해졌다. 신 감독은 규정에 맞는 사흘 훈련으로 정면돌파를 선언했지만, 본선에 가지 못하면 K리그 등 한국 축구 전체가 공멸한다는 위기감을 고려하면 특별 조치는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상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신 감독이 조기 소집을 바란다는 말을 직접 꺼내기는 어렵다. 어디까지나 기술위원회에서 필요성을 인식하고 풀어야 하고 이사회 등의 승인도 있어야 한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현시점에서 K리그를 잠시 중단하고 대표팀에 집중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강제로 중단은 말이 안 된다"고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관계자도 "(8월 21일 예정된) A대표팀 명단 발표에서 K리거들이 얼마나 구성이 되는지를 봐야 하지 않을까 싶지만 어려운 부분"이라며 조심스러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렇지만, 기술위에 K리그를 구성하는 다수가 포함됐고 축구협회 수뇌부 일부도 조기 소집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대표팀이 본선에 가야 한국 축구가 산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프로연맹과 협의가 필요하다면 빠른 결단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조기 소집 실행은 난관을 넘어야 한다. 2경기로 본선에 진출하면 큰 상관이 없지만, 행여 3위로 플레이오프를 나간다면 10, 11월 일정이 완전히 꼬인다. 10월 아시아 PO, 11월 북중미 4위와 홈 앤드 어웨이의 대륙 간 PO가 있어 그렇다.

변수도 있다. 올해부터 FA컵 4강전은 단판 승부가 아닌 홈 앤드 어웨이로 치를 예정이다. FA컵 4강은 10월 25일 예정이고 예비일은 10월 11일이다. 아시아 PO는 10월 5일 1차전(A조 3위 홈), 10일 2차전(B조 3위 홈)을 한다. 두 경기에서 본선행이 해결되지 않으면 조기 소집 카드를 또 꺼내야 하는 부담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프로연맹도 대표팀 부진으로 혹시 모를 일정 조정에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 10월 1일 클래식 33라운드 이후 스플릿 라운드와 승강 PO 일정도 다 따져봐야 한다.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진출팀이 없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판이다.

축구계 한 원로는 "신 감독이 두 경기에 다 끝낸다면 좋겠지만, 축구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어디 있나. 조기 소집에 대한 지혜를 모아야 할 것 같다. 원로들이 축구협회와 프로연맹 수뇌부에 조기 소집의 필요성을 전할까 한다. 하지 않더라도 전력 강화를 위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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