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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 런닝' 김상수 "루틴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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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화전 마무리 나와 구원 성공 프로 데뷔 후 첫 두자리 세이브 달성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그만 좀 뛰어!" "덕아웃으로 좀 들어오라고 해요."

지난 2일 넥센 히어로즈와 kt 위즈 맞대결이 열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경기 전부터 그라운드에는 빗방울이 날렸다.

원정팀 넥센 선수들은 가볍게 몸을 풀고 덕아웃에 삼삼 오오 모여있었다. 비 때문에 우천 취소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한 선수가 비가 내리는 그라운드에 있었다. 그는 외야쪽에 있는 워닝트랙을 뛰었다. 팀 동료들로부터 '원성'을 산 주인공은 김상수(투수)다. 그는 넥센 선수들의 외침을 뒤로 하고 묵묵히 한참을 달린 뒤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이날 경기는 우천 취소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6회 폭우가 쏟아지면서 중단됐고 결국 강우콜드게임이 선언됐다.

김상수에게 경기 전 달리기는 '루틴'(routine)일까. 넥센에서 뛰었던 투수 김병현(전 KIA 타이거즈)은 루틴을 지켰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씨가 덥거나 춥거나 관계 없이 경기 전 유니폼 위에 핫 슈트(땀복)을 겹쳐 입고 워닝트랙을 뛰었다.

넥센은 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한화 이글스와 주중 3연전 첫 경기를 치렀다. 경기 전 김상수에게 kt전 달리기에 대해 물었더니 "루틴은 아니다"라는 답을 돌아왔다.

그는 "앞선 등판에서 좋지 못한 투구내용을 보였다"며 "그래서 마음이 좀 무거웠고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상수는 지난달 30일 열린 kt전에 등판했다. 그러나 1이닝 동안 6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3피안타 2실점했다. 넥센은 당일 9-5로 kt에게 이겼지만 김상수는 웃을 수 없었다.

그는 "몸도 무겁고 머리도 복잡해서 땀을 좀 내면서 털어놓자는 마음으로 뛰었다"며 "평소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복잡한 마음을 풀거나 정리를 한다. 그날(2일)은 비도 오고 그래서 뛴 것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효과는 있었다. 마음을 가다듬은 김상수는 4일 한화전에 마무리 투수로 나와 소속팀 승리를 지켰다.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후속타자를 모두 범타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넥센은 7-5로 한화에 이겨 3연승으로 신바람을 냈다.

김상수도 시즌 10세이브(2패 5홀드) 고지에 올랐다. 김세현·이보근에 이어 마무리를 맡은 상황에서 거둔 값진 성적이다.

그는 2008년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한 이후 지난 시즌까지 세이브가 단 한 개도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 마무리라는 낯선 보직을 맡았지만 순항하고 있다.

임시직이지만 주가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김상수가 든든하게 뒷문을 지킬수록 넥센은 마운드 운영 폭이 넓어질 수 있다. 김세현이 다시 제자리(마무리)로 돌아올 수도 있지만 그만큼 중간계투와 마무리 전력이 보강되고 여유를 둘 수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김상수는 이제 넥센 마운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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