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일 열린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부터 비디오 판독시스템(VARs·Video Assistant Refree system, 이하 VAR)을 도입했다. 오심을 방지하기 위해 계획보다 빠르게 VAR을 시작했다.
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광주FC전은 VAR 시행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경기다. 두 구단은 올해 오심 피해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전까지 인천이 11위, 광주가 12위였다. 승점이 13점으로 같았을 뿐이다. 단두대 매치라는 평가까지 나와 긴장감은 상당했다.
인천은 올해 겉으로 확인된 오심 피해를 가장 많이 본 구단이다. 5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한석종이 이상한 퇴장을 당했다가 사후 번복이 됐다. 8라운드 FC서울전에서는 골망을 흔들었지만, 득점 취소 판정을 받았다. 11라운드 강원FC전에서도 핸드볼 파울이 오심 판정을 받았다. 세 경기 모두 패배로 이어졌다.
분노한 김석현 인천 단장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올해 오심사례가 부쩍 늘었다. 이렇게 하기는 어렵다"며 목청을 높였다.
광주도 3라운드 서울전에서도 페널티킥 오심으로 울었다. 이 경기가 끝난 뒤 기영옥 광주 단장도 기자회견을 통해 시민구단이라 힘이 없다며 '보이지 않는 손' 의혹을 제기했다.
불신이 커지자 프로연맹은 시험 가동하던 VAR을 전격 도입했다. 5~6월 국내에서 열렸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통해 VAR에 운용 방법도 확인했다.
VAR은 골 여부, 페널티킥, 직접 퇴장, 잘못 주어진 경고나 퇴장 상황에만 가능하다. 주심이 대기심석의 모니터로만 확인할 수 있고 양 구단 선수나 코칭스태프, 직원 누구도 VAR를 해달라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
이기형 인천 감독은 "선수들에게 VAR 도입을 신경 쓰지 말자고 했다. 판정은 경기 일부분이다. 우리가 VAR을 신경을 쓰다 보면 경기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프로연맹의 교육과 자체 교육까지 꼼꼼하게 했다는 이 감독은 "주심에게 이상한 행동을 하면 곧바로 경고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주심도 사람이라 실수하겠지만, 결정적인 순간 좋은 기능을 하면 억울한 팀이 많이 줄어들 것 같다"고 했다.
남기일 광주 감독도 “VAR은 판정의 방법이지 수단으로 활용되면 안 된다. 선수들에게 경기에만 집중하자고 했다. 판정 번복 등은 다른 사람이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경기 전반 33분 VAR이 시행됐다. U-20 월드컵에서 주심을 봤던 김종혁 주심이 잠시 경기를 멈추고 손가락으로 VAR을 하겠다는 동작을 취했다. 직접 VAR 차량에서 수신된 메시지를 듣고 모니터로 확인했다. 광주 박동진이 김용환의 역습을 막는 과정에서 팔을 사용했는데 이미 경고를 준 뒤였다.
자세히 확인하니 팔이 얼굴에 맞은 것이 아닌 어깨 부근에 닿은 것이었다. 얼굴을 가격했다면 명백한 득점 가능성이 있는 장면에서의 저지여서 퇴장도 가능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주심의 경고가 나오게 했던 장면을 재확인했다. 큰 문제가 없는 장면이었다"고 전했다.
후반 40분에도 VAR이 시행됐다. 웨슬리가 중앙선 부근에서 연결된 프리킥을 받아 골을 넣었는데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였다. 당연히 골은 취소됐다.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수원 삼성전에서도 1-1이던 후반 18분 김승준의 가로지르기를 받아 이종호의 헤더로 득점에 성공한 장면도 VAR 대상이 됐다.
판독에 4분이 넘게 걸렸고 김승준의 가로지르기 전 과정에서 한승규가 김종우에게 태클을 시도한 장면이 문제가 되면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득점 과정에서 상대의 명백한 파울이 지적되지 않았던 것을 영상 분석으로 확인한 것이다.
다만, VAR을 운용하는 영상 판독 심판이 관중이나 언론에 소개가 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날 출전 명단에는 주심과 제1, 2부심만 나왔을 뿐 판독 심판은 없었다. U-20 월드컵에서도 VAR 운용 심판은 경기를 이끄는 구성원 중 한 명으로 전광판이나 출전 선수 명단에도 소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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