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올해 여름 최대 규모의 대작 영화 '군함도'가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역사적 비극을 소재로 민족주의적 정서를 공략하는 '국뽕' 영화이기보다 풍부한 영화적 경험을 안길 작품이라 기대를 당부한 류승완 감독이 '군함도'에 대한 오해들을 바로잡았다.
15일 서울 이촌동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에서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 제작 외유내강)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영화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부당거래' '베테랑'부터 '군함도'까지, 류승완 감독과 세 번째 작업한 황정민은 일본으로 보내주겠다는 말에 속아 군함도에 오게 된 경성 호텔 악단장 이강옥 역을 맡았다.
소지섭이 종로 일대를 평정했던 경성 최고의 주먹 최칠성 역을 연기한다. 최고의 청춘스타로 손꼽히는 송중기는 독립 운동의 주요 인사를 구출하기 위해 군함도에 잠입하는 독립군 박무영으로 분했다. 이정현이 군함도에 강제로 끌려 온 조선인 말년 역을, 김수안이 이강옥의 딸 소희로 분했다.
MBC '무한도전'에서 특집으로 다룬 뒤 더욱 잘 알려진 비극의 역사를, 영화 '군함도'는 영화적 스펙터클과 함께 다룰 예정이다. "이 영화를 처음부터 만들 때 다큐라 생각하지 않았다"는 류승완 감독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영화적 서스펜스, 박력이 중요한 영화"라며 "영화적 쾌감이 훨씬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알렸다.
그가 이런 답을 한 배경에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의 질문이 있었다. 그가 군함도에 대한 이슈가 일본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며, 영화의 개봉이 한일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을 하자 류 감독은 "실제 국민 총동원령이 내려진 후 많은 조선인들이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징집됐다. 원치 않은 방법으로 노동했고 임금,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것이 제가 취재한 바 사실"이라며 "이를 증언할 기록과 여전히 생존해계신 분들이 많이 남아계신다"고 덧붙였다.
한일관계에 대한 질문에도 망설임 없이 답했다. 그는 "한일관계가 진심으로 가까운 이웃과의 관계가 잘 풀리길 바란다"면서도 "그런데 짚고 넘어갈 것은 짚고 해결할 것은 해결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 이치, 도리, 경우가 맞아야 서로 좋은 관계가 형성되는 것 같다. 갑을관계도 아니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 공개 후 지금의 우려가 불식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극단적으로 민족주의에 의존하거나 소위 감성팔이, '국뽕'것에 의존하는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감독은 "보편적으로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태도와 마음에 대한 이야기"라며 "어려움에 처했다면 아프리카 난민 구호도 돕고, 일본 지진이 났을 때 우리가 생수, 생활품도 보낸다. 지금 이 영화는 본질적으로 인간에 대한 이야기, 전쟁에 대한 이야기다. 전쟁이 인간을 얼마나 괴물로 만들 수 있는가. 지금 우려하는 한일 간 관계는 영화 공개 후 우려가 훨씬 많이 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그런가하면 배우들도 '군함도'를 저마다 특별한 경험으로 기억했다. 송중기는 "군대도 다녀왔고 전역하면서도 영화로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여차저차 잘 진행이 안 됐었다. 그래서인지 '군함도'가 저에게 개인적으로 의미가 큰 작품이었다"고 답했다.
출연 계기를 알리면서는 "시나리오 보기 전 류승완 감독과 작업하고 싶어서 결정했는데 받고 나니 장난이 아니더라. 심적 부담을 많이 느꼈다"며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최칠성을 보는 분들에게 공감가게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 가장 컸다. 감독에게 의지 많이 해 잘 마쳤다"고 돌이켰다.
황정민은 대작 '군함도'를 완성해낸 감독을 격려하며 "이렇게 큰 작품을 하는 용기 자체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 다음에 이걸 1년 넘게, 준비 작업까지는 2년 남짓 끌고오면서, 솔직히 배우들에겐 힘든 내색을 잘 표현하지 않았다. 이 큰 작품, 심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큰 작품인데 내색 안하고 잘 이끌어줘 고맙다"고 말했다.
영화는 오는 7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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