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중국 프로축구 갑급리그(2부리그) 항저우 뤼청의 지휘봉을 내려놓은 홍명보(48) 감독이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홍 감독은 27일 "항저우와 작별을 고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성원해준 팬들, 함께 땀 흘렸던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 2015년 12월 당시 슈퍼리그에 있던 항저우와 2년 계약을 맺었던 홍 감독은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됐다.
환경 변화가 홍 감독의 사임을 이끌었다. 항저우는 올 시즌 갑급리그 강등으로 다수의 선수를 이적시켰다. 동시에 홍 감독을 영입했던 경영진도 물갈이가 됐다. 신임 경영진은 20세 이하(U-20) 선수 10명을 1군 엔트리에 넣고 절반은 선발로 넣으라며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은 부임 첫해부터 어린 선수를 중용했고 시즌 종료 후 중국 대표팀에 3명이 선발되는 등 결실을 맺었다. 그러나 무조건 주전으로 내세우라는 구단의 압력을 견디기 어려웠고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홍 감독은 "올해 1월 전지훈련을 마치고 2월에서야 20세 선수 10명을 무조건 기용해야 한다는 구단의 어린 선수 육성 정책을 전달받았다. 팀 성적 보다는 어린 선수 육성에 힘써달라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정상적인 전력 구축이 어려운 상황임을 강조했다.
이어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땀의 대가를 가르칠 수 없었다. 최근 2연패 뒤 구단에서 먼저 중도 계약해지를 결정했다고 들었다. 정확한 이유를 알고 있지 않으며 결정에도 동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의 사임 입장 발표 전문
저는 항저우에 작별을 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먼저 그동안 성원해준 팬들과 함께 땀을 흘려온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힘든 과정이 있었습니다.
올해 1월 전지훈련을 마치고 2월이 되어서야 20세 선수 10명을 1군에 무조건 기용해야 한다는 구단의 어린 선수 육성 정책을 전달 받았습니다. 팀 성적보다는 어린 선수 육성에 힘써달라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항저우구단의 어린 선수 육성정책은 뜻은 좋으나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구단이 선수 육성이라는 명분으로 실력보다는 정책에 의해 어린 선수들에게 무조건 주전 자리를 4~5자리를 준다는것은 팀의 성적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선수들에게 끼치는 악영향입니다.
더 좋은 컨디션을 가진 선수가 정책 때문에 출전을 못 하고 준비도 되지 않은 어린 선수가 어쩔 수 없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되는 상황을 감독으로서 도저히 납득할수 없었습니다. 최근 칭따오전 경기결과도 바로 그런 것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바로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땀의 대가를 가르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최근 3연승 뒤 2연패를 한 시점에서 구단에서 먼저 중도계약해지를 결정했다고 들었습니다. 정확한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지 않으며 그 결정에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감독직을 수행한다 하더라도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최근 구단과의 마지막 협상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힘든 결정이지만 떠나기로 했습니다.
다시 한번 항저우 팀의 팬들과 선수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비록 저는 떠나더라도 항저우팀의 밝은 미래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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