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가 신태용호에 큰 교훈을 안겼다.
멕시코는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B조 조별예선 3차전 베네수엘라전에서 시종일관 밀리는 경기를 보여주며 0-1로 패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멕시코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최약체로 꼽히는 바누아투에 3-2로 신승을 거뒀다. 북중미 최강이라는 평가와는 무색하게 위기에서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독일과의 2차전에서는 빈공에 시달리며 0-0으로 비겼다. 독일이 베네수엘라와의 1차전에서 0-2로 패하며 힘든 여정을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승부수를 던져야 했지만 강력한 한 방을 만들지 못했다.
베네수엘라와의 3차전을 앞두고 멕시코는 승점 4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었다. 독일(점)이 바누아투(0점)를 잡아도 멕시코가 1점만 얻으면 충분히 2위 확보가 가능했다.
이겨도 되지 않아도 16강에 가는 조건은 멕시코의 경기 운영을 소극적으로 운영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조별리그 내내 멕시코 특유의 짧은 패스와 개인기가 섞이지 않는 경기력이 베네수엘라전에도 그대로 나왔다.
반대로 베네수엘라는 투지가 넘쳤다. 빠른 속도와 점유율을 앞세워 멕시코의 허를 찔렀다. 전반 33분 세르히오 코르도바(카라카스FC)의 선제골도 멕시코 수비가 어설픈 지역 방어에서 나왔다. 코르도바의 움직임을 서로 떠밀다가 놓친 것이다. 멕시코 수비진은 서로를 탓하기에 바빴다.
보통 조별예선 최종전은 토너먼트와 성격이 비슷하다. 토너먼트 진출이 갈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긴장감이 1, 2차전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전개된다. 멕시코는 개인기와 전체 대형을 올려 대응하는 베네수엘라의 전략에 완벽하게 말려 들었다.
신태용호에도 큰 교훈으로 남는 경기다. 신태용호는 이미 16강을 확정했고 잉글랜드와의 최종전 결과로 1, 2위 진출만 따진다. 1위로 가도 좋지만 2위로 간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다. 어디를 가나 홈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잉글랜드전과 달리 16강 진출 이후의 경기를 멕시코가 아닌 베네수엘라처럼 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어떻게든 끝내서 다음 토너먼트만 가면 된다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면 잃을 것이 많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는 후반 40분 주력 자원 코르도바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몸을 던지며 적극적인 경기 운영을 이어갔다. 토너먼트 성격의 경기에서는 일관된 경기력과 정신력이 모두 섞여 나와야 한다는 것을 멕시코가 무너지며 확실하게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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