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다시 한번 변화를 시도한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의 승부수는 통할까.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2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8차전 카타르전 원정 경기에 나설 2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창민, 황일수(이상 제주 유나이티드) 등 K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K리거를 수혈했고 경험을 위해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고 있는 박주호(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도 선발했다.
이번 명단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높이가 있는 공격수가 대거 제외됐다는 점이다. 플랜B로 활용되는 김신욱(전북 현대)이 예비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정조국(강원FC)이 예비 명단에 들었을 뿐이다. 이정협(부산 아이파크)은 부상이라 빠졌다.
공격수로는 이근호(강원FC),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선발됐다. 전방 공격 역할이 가능한 황일수까지 포함하면 4명이다. 지동원의 신장이 186㎝로 공격진 중에서는 가장 크다. 소속팀에서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까지 포함하면 다양성이 엿보인다.
이근호나 황희찬, 황일수는 모두 공간 돌파형이다. 높이가 낮아도 스피드로 극복할 수 있다. 승리가 필요한 카타르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이들을 활용해 원정에서 승점 3점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신욱의 제외에 대해서는 명확했다. 그는 "아직 어떤 조합이 좋을지 정하지 않았다. 플레이 스타일을 보면 시리아전 당시 롱볼 위주의 경기는 어렵다고 봤다. 조금 더 점유하고 패스를 통해 상대 진영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높이 대신 슈틸리케 감독이 항상 강조했던 점유율 축구라는 고집을 카타르전에서도 버리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와의 홈 경기에서 전반 두 골이나 허용하고 3-2로 역전승을 할 당시에도 점유율 축구를 고집하다 후반 김신욱이 석현준을 대신해 나서고서야 경기가 풀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물론 카타르도 약점은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극찬했던 타겟형 공격수 세바스티안 소리아(레퀴야)가 경고 누적으로 빠진다. 수비진이 수비에 부담을 덜고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 충분히 높이 문제는 해결이 가능하다는 마음이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정호(장쑤 쑤닝), 장현수(광저우 푸리), 곽태휘(FC서울) 등 세트피스에서 골을 넣을 능력이 있는 수비진이 있다는 것이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또한, 선발했던 공격수들이 스피드가 좋아 카타르의 수비를 파괴하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손흥민이 그렇다. 토트넘에서 맹활약하는 손흥민은 슈틸리케호에만 오면 위력이 반감된다. 이번에는 높이가 없더라도 주변 공격진들과의 속도를 앞세운 연계 플레이로 카타르 수비진을 파괴하겠다는 계획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토트넘에서 해리 케인이 나서지 않으면 최전방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느 포지션에서 뛰더라도 큰 관계는 없다"며 "대표팀에서는 호흡을 맞출 시간 없이 결과를 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고 카타르전 직전 치르는 이라크와의 평가전을 통해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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