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칸영화제 수상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나는 모양새다.
제 70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인 페트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17일(현지시간) 개막 기자회견에서 황금종려상 심사기준에 대해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심사위원장은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영화가 된다면 거대한 모순 아니겠나"라며 "황금종려상이나 다른 영화상을 수상한 작품을 대형 스크린에서 볼 수 없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유일한 해결책은 새 플랫폼이 기존의 규칙을 수용하고 준수하는 것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공개되는 '옥자'와 노아 바움백 감독의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를 저격한 발언으로 보인다. 특히 두 영화의 경쟁부문 초청을 놓고 불거진 논란에 대한 심사 기준을 명확하게 밝힌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온라인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가 투자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칸영화제 사무국은 지난 10일(현지시간) "2018년부터는 프랑스 내 상영관에서 개봉하기로 한 영화들만 경쟁부문에 초청하겠다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영화의 영화제 초청에 대한 전통 극장 배급업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며 영화제가 긴급 회의와 고심 끝에 내놓은 새 규칙이다.
세계 3대 영화제로 손꼽히며 최고의 공신력과 최대 마켓을 자랑하는 칸영화제에 전무후무한 사례다. 특히 향후 영화제에서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영화를 초청하지 않겠다는 규정을 새로 정함에 따라 '옥자'는 칸영화제 역사상 첫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영화 초청작이자 마지막 작품으로 남게 됐다.
영화제 초유의 논란과 새 규칙까지 만들어낸 '옥자'에 대한 심사위원장의 발언은 사실상 수상을 배제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것이 심사위원장 개인의 의사인지 영화제 혹은 심사위원단의 통합된 의견인지는 알 수 없다. 심사위원장의 단호한 발언이 '옥자'의 수상에 악영향을 미칠지, 이같은 악재를 벗고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봉준호 감독 영화 인생에서도 최초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넷플릭스와 플랜B 엔터테인먼트, 루이스 픽처스, 케이트 스트리트 픽처스 컴퍼니가 함께 제작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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