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생각을 너무 많이 했나봐요."
지난해 5월 인천 하버파크호텔에서는 2016년 V리그 남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가 열렸다. 자유선발에서 트라이아웃으로 외국인선수 영입 방식이 바뀐 첫 해라 드래프트 행사에 함께한 7개 구단 사령탑은 고민이 많았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그런 가운데 누구보다 더 많은 고민을 했다,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또는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를 선택하느냐는 문제를 두고서다. 최 감독은 고심 끝에 수비와 서브 리시브 보강에 초점을 맞추기로 하고 톤(태나다)의 이름을 불렀다.
그런데 톤은 현대캐피탈에서 지난 시즌 도중 짐을 쌌다. 기대를 걸었던 수비와 서브 리시브에서 실망스러운 경기가 이어졌고 교체 카드를 꺼냈다.
톤을 대신해 대니(크로아티아)를 데려왔다. 대체 선수를 영입하는 과정에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대니 영입은 호재가 됐다. 현대캐피탈은 플레이오프에서 한국전력을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우승후보 일순위로 꼽히던 대한항공을 제쳤다. 10년 만에 V리그 3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톤을 선택한 뒤로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최 감독은 다시 그자리에 나왔다. 1년 전과 비교해 지명 선수 이름을 부를 때까지 걸린 시간은 단축됐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도 여전히 고민을 계속했다.
최 감독은 드래프트에서 지난 시즌 한국전력에서 뛰었던 바로티(헝가리)를 지명했다. 그런데 지명에 앞서 마르코 페레이라(포틀투갈)와 안드레아스 프라스코스(그리스)를 두고도 고심했다. 그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고 말했다.
최 감독은 "마르코는 신장(205㎝)도 괜찮았으나 스파이크를 때릴 때 각도가 한정됐다"며 "공격이 한쪽 방향으로만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큰 공격을 해줄 수 있는 아포짓 스파이커라는 부분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그의 마음을 끝까지 흔들어 놓은 선수는 안드레아스다. 최 감독은 "마지막 연습경기에서 정말 잘 뛰었다"며 "마응이 흔들리기도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안드레아스가 최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신장이다. 그는 프로필상 신장이 200㎝로 나왔으나 실측 상으로는 이에 못미쳤다.
최 감독은 "바로티(206㎝) 만큼은 아니더라도 2~3㎝만 더 컸더라도 다른 선택을 내릴 수 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감독은 대니와 재계약 여부를 두고도 마찬가지로 고민했다.
그는 "지명 순서가 아무래도 뒷 순번이 될거라고 예상하고 여러 시나리오를 생각했다"며 "그러다보니 우리팀이 받은 지명 순서(6순위)에서는 바로티 만한 선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무릎 수술을 받은 뒤 재활 중인 문성민과 군입대로 팀을 떠나는 최민호가 빠진 빈자리도 고려해야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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