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인성이 덕분에 살았어."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조인성(한화)에게 건넨 말이다.
사연은 이렇다. 1일 한화 이글스와 경기를 앞두고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오늘 한화 선발인 알렉시 오간도를 겪어보지 못한 선수가 6명이나 된다"며 조심스레 우려를 표했다.
그때 두산 덕아웃에 낯익은 얼굴이 들어왔다. 한화 안방마님 조인성이었다. 조인성은 김 감독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일순 김 감독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는 조인성을 보자마자 "어제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의 공이 정말 좋았다. 저런 투수의 공을 받으면 포수는 정말 신난다. 거기에 포수의 리드도 정말 좋았다"며 조인성의 능력을 칭찬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김 감독은 "어려운 경기가 될 뻔 했는데 (조인성이) 실책으로 만회해줬다. 어제 경기는 완벽할 줄 알았는데…"라며 은근슬쩍 약을 올렸다.
이유가 있다. 비야누에바·조인성 배터리 조합만 놓고 보면 6이닝 2실점(0자책점)의 준수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6회 김재호가 도루를 시도할때 조인성이 던진 견제구가 뒤로 빠지는 악송구로 연결됐다. 이에 김재호를 3루까지 보냈고 결국 이어진 에반스에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허용했다.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결국 두산은 3-0의 승리를 거뒀다.
조인성도 이를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오늘은 완벽하게 하겠다"고 다짐한 후 한화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그렇지 않아도 아픈 데를 찌르는(?) 말이 오갔지만 김태형 감독과 조인성은 각별한 사이다. 포수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SK 와이번스 시절엔 배터리 코치와 포수로 호흡을 맞췄다. 신일중-신일고 선후배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후배를 놀렸지만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저 나이가 되도록 포수를 한다는 게 쉽지 않다"면서 "타고난 것도 있지만, 몸 관리를 정말 잘한다.노력을 많이 하고 준비도 철저하다"고 말했다. 선배다운, 아름다운 마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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