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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의 6-0…'아시아 깡패' 울산의 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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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사상 4차레 진기록…2006년엔 화끈한 공격 축구로 두 번 경험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6-0이요? 아마 2006년 A3 챔피언십이 마지막인 것 같은데…."

울산 현대 프런트의 마음을 놀라게 할 정도로 지난달 28일 브리즈번 로어(호주)를 상대로 거둔 6-0 대승은 구단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울산은 브리즈번과의 2017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E조 조별리그 2차전을 6-0으로 이겼다. 키치(홍콩)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김용대의 선방으로 4-3으로 이기며 본선에 진출했고,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의 1차전에서 0-2로 패했기에 그다지 큰 기대감은 없었다.

브리즈번은 호주 특유의 피지컬을 자랑하는 데다 시즌을 치르는 도중 한국으로 왔기 때문에 경기 감각이나 체력에서는 한 수 위였다. 일부 선수의 부상이 있었고 장거리 이동을 했다고는 하지만 울산보다는 경기 감각이 우위였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울산은 은근히 걱정이 컸다. 울산은 스페인 무르시아 전지훈련을 보름으로 줄이고 조기 귀국해 PO를 통과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경기력 유지에 어려움이 생기는 것이 당연했다. 디미트리 페트라토스, 오르샤 등 새 외국인 선수와는 사실상 2월 3주 정도만 맞춰보고 뛰었다. 석현준(데브레첸), 하태균(바오딩 롱다) 등 타겟형 공격수 영입도 실패해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각성한 선수들과 맞춤 전략을 짠 김도훈 감독의 구상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후반 추가시간 이종호가 이영재의 가로지르기를 헤딩으로 집어넣어 스코어 6-0이 완성됐다.

존 알로이시 브리즈번 감독은 "0-6 패배는 좋지 않은 결과다. 제대로 위치를 잡지 못해서 많은 실수를 했다"며 완패를 시인했다. 반면, 김도훈 울산 감독은 "가시마전을 치르고 반성을 많이 했다. 브리즈번의 공간을 지배했다. 공격진의 골로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 같다"고 만족스러움을 나타냈다.

쉽게 나오기 어려운 점수라는 점에서 울산도 한편으로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김광국 울산 단장은 "정말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경기"라며 스스로도 놀라운 승리라고 전했다.

김 단장 말마따나 울산 역사에 6-0 승리는 흔치 않다. 1984년 8월 26일 축구대제전 수퍼리그에서 국민은행을 상대로 6-0으로 이긴 뒤 무려 22년 뒤인 2006년 8월 5일 한·중·일 클럽이 모여 치른 대회인 A3 챔피언십에서 이천수의 해트트릭 활약으로 6-0 대승을 거둔 바 있다.

울산은 A3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또, 같은 해 9월 13일 ACL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과의 8강 1차전에서 이천수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최성국의 2골 1도움 등 활약을 앞세워 6-0으로 이겼다. 4강에서 전북 현대 돌풍에 밀렸지만 화끈한 공격 축구로 '아시아의 깡패'로 불린 바 있다.

6골을 넣고 이긴 것으로 범위를 넓히면 2012년 8월 1일 고양 KB국민은행을 상대로 넣은 6-1 승리가 가장 최근의 일이다. 그만큼 6골 무실점 승리가 귀한 기록이라는 반증이다.

동시에 김 감독의 '호랑이 축구'에 대한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최근 몇 년 동안 부침을 겪은 울산의 팀 스타일이 브리즈번전을 통해 확실하게 자리잡는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시원한 경기 한 판으로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높인 울산이다.

조이뉴스24 울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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