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잊을 수 없는 시즌이었죠."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문규현에게 지난해를 되돌아본 느낌을 물어봤다. 그러자 바로 대답이 나왔다.
문규현은 지난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출장 경기수는 2011년 125경기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120경기에 나왔고 타율(2할7푼5리) 홈런(4개) 타점(40개)에서 2002년 KBO리그 데뷔 후 개인 최고 성적을 냈다.
그는 "특별히 잘한 부분이 없다"고 했지만 '잊을 수 없는 시즌'이라고 한 이유가 있다. 문규현은 지난해 6월 28일과 29일 롯데의 안방인 사직구장에서 '영웅'이 됐다.
롯데는 당시 삼성 라이온즈와 3연전을 치러 싹쓸이 승을 거뒀다. 당시 문규현이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28일에는 연장 10회말 끝내기 3점포를, 29일에는 9회말 끝내기 안타를 각각 쳤다. KBO리그에서 이틀 연속 끝내기 승부의 주인공이 된 것은 문규현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제는 지난 일이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매년 2월은 다가오는 시즌 준비에 집중할 때다. 문규현도 지난달 30일부터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에서 시작된 1차 스프링캠프를 통해 몸을 만들고 있다.
그는 지난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운 3할 타율 달성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결국 이루지는 못했다.
문규현은 "아쉬운 마음은 전혀 없다"며 "처음부터 목표를 3할 타율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공격보다 수비가 우선인 유격수로 주로 나왔다. 이런 이유로 그는 타격보다 수비에 항상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에는 2루수로 자리를 옮겨 뛰기도 했다.
조성환(현 KBS N 스포츠 야구해설위원)이 부상을 당해 팀 전력에서 빠졌을 때 2루수로 나와 적응에 애를 먹은 일은 옛 일이 됐다. 문규현은 "내가 하던, 그리고 팀에서 맡기는 역할에 집중하는게 최우선"이라고 했다.
그는 올시즌 자신의 역할에 대해 "팀 동료들이 내야에서 편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했다. 주전 자리에 대한 욕심보다는 후배들을 더 배려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보인다.
치열한 경쟁을 늘 해야 하는 프로선수에 조금은 맞지 않는 선한 답변이다. 그는 "그래도 당연히 주전으로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웃었다.
롯데 내야진은 올시즌 변화가 있다.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 팀을 떠났지만 이대호가 돌아왔고 새로운 외국인 타자로 내야 자원인 앤디 번즈가 합류했다.
문규현도 "내야 상황이 많이 바뀌긴 했다"고 말했다. 이대호가 수비에서 붙박이 1루수를 맡는다고 가정하면 오히려 내야 주전 경쟁은 치열해진 셈이다.
그는 "경쟁을 피하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이대호 복귀에 대한 기대 역시 숨기지 않았다. 문규현은 "선수단에 신바람이 분다"며 "예전에 함께 롯데 유니폼을 입고 시즌을 치렀던 중고참 선수들 분위기가 굉장히 밝다"고 전했다.
그는 상무(국군체육부대) 시절을 제외하고 이대호와 7시즌을 함께 보낸 경험이 있다. 문규현은 "이대호 선배는 우리팀 전체를 봐도 그렇고 선수들에게도 유·무형으로 큰 힘이 되는 존재"라며 "팀, 코칭스태프, 팬도 마찬가지겠지만 나를 포함한 선수들도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 선수들은 오는 22일 미국에서 1차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무리한다. 24일부터는 장소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2차 스프링캠프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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