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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감독 "위안부 피해, 스펙터클로 소비하지 않으려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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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보라 작가 "사과는 당한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는 것"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영화 '눈길'의 이나정 감독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처했던 상황을 그리며 고민했던 지점들을 털어놨다.

13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영화 '눈길'(감독 이나정, 제작 KBS 한국방송공사)의 언론 배급 시사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이나정 감독과 각본을 맡은 류보라 작가, 배우 김향기, 김새론이 참석했다.

영화는 일제 강점기 서로 다른 운명으로 태어났지만 같은 비극을 살아야 했던 종분(김향기 분)과 영애(김새론 분) 두 소녀의 가슴 시린 우정을 다룬 감동 드라마다. 지난 2015년 KBS에서 2부작으로 방영돼 찬사를 받은데 이어 정식 극장 개봉을 확정했다.

'눈길'은 비슷한 소재를 다룬 타 작품들과 다르게 위안부 피해자들을 향한 폭력 장면을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하지만 비극의 상황에 처한 두 소녀의 절망감은 충분히 그려냈다.

다소 자극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피해 장면을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은 것에 대해 감독은 "구체적으로는 배우들이 미성년자였다. 촬영을 하면서도, 작가님과 쓰면서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미성년자 배우가 성적인 폭력에 관련한 영화를 찍을 때 어떻게 촬영하는 것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작품을 잘 그릴 수 있는지 공부했었다"며 "촬영할 때도 가해자 일본 군인 역과 위안부 피해자 역이 같은 공간에 있지 않다거나 관련 소품을 함께 놓지 않는 듯 최대한 분리해 촬영했다"고 알렸다.

또힌 "촬영 공간 외의 이유들 중에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인데다 상처받고 피해받은 분들이 생존해계시는데 영화적 스펙터클로 볼거리로 소비하는 것이 또 하나의 폭력일 것 같아 최대한 간접적으로 표현하려 했다"며 "있는 그대로 일상을 빼앗긴 소녀들의 모습을 담아도 저에겐 충분히 비극적으로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류보라 작가는 위안부 협상 타결 관련 견해에 대한 질문에 "여전히 수요집회가 열리고 있고 소녀상을 지키려고 하는 상황 아닌가"라며 "사과라는 건 때린 사람이 미안하다고 해서 되는게 아니라 당한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또한 "그래서 민감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아직 생존해계신 39분의 할머니들이 계신데 한 분 한 분이 사과 받았다고 생각하시기 전까지는 타결됐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알렸다.

'눈길'은 오는 3월1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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