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윤균상의 홍길동은 침체에 빠진 MBC 월화극의 영웅이 될 수 있을까.
MBC의 2017년 첫 사극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극본 황진영/연출 김진만, 진창규/이하 역적)이 오늘(30일) 안방극장에 출사표를 낸다. '역적'은 월화극을 먼저 선점한 SBS '피고인', 10%대 고지를 넘어선 KBS2 '화랑'과 월화극 경쟁을 펼치게 됐다. 전작 '불야성'이 4%대의 시청률로 종영, 쉽지 않은 상황에서 바통을 받게 됐다.
'역적'은 1500년 연산군 시대에 실존했던 인물 홍길동의 삶을 재조명하는 드라마로, 스타 감독에 탄탄한 출연진, 흥미로운 소재로 중무장했다.
기존 홍길동은 잊어라, 아기 장수 홍길동 온다
홍길동은 그간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 속 가상 인물로 여겨졌지만 사실 조선 연산군 시절 실존했던 인물이다. 서자로 태어나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신출귀몰한 홍길동의 유구한 심상을 답습하는 대신, 홍길동에게 '씨종의 아들' '아기 장수'라는 새 옷을 입혔다. 가족을 인간답게 살게 하기 위해 능상 척결의 시대를 뒤엎고자 했던 아버지의 뜨거운 피를 그대로 이어받은 역사 홍길동, 그 묵직한 기운은 이전의 날렵한 홍길동과는 확연하게 달라 궁금증을 키운다.
특히 씨종의 자식임에도 민심을 사로잡은 홍길동(윤균상 분)과 임금임에도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한 연산(김지석 분)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백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를 짚어낸다.
'갓'상중, 생애 최초로 노비로 변신
왕, 영의정 등 사극에서는 줄곧 기득권을 연기했던 배우 김상중이 노비의 운명을 타고난 씨종(대대로 내려가며 종노릇을 하는 사람) 아모개로 파격 변신한다. 지적인 중후함의 아이콘 격인 그가 머리를 아무렇게나 틀어 올리고 허름한 옷을 걸친 모습이 새롭다.
차림새만 달라진 것이 아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양반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콧물과 눈물을 범벅한 채로 절규하듯 애원하는 장면은 하이라이트 공개만으로도 크게 화제 될 만큼 신선한 충격이었다. 무자비한 권력에 맞서기 위해 어둠의 세계에 발을 들인 냉혈한 김상중 역시 '역적'에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즐거움이다.
윤균상+채수빈+김지석+이하늬, 역대급 캐릭터 예고
타이틀롤 윤균상은 아기 장수로 태어난 홍길동을 맡아 30부 대작을 이끈다. 어려운 시대 상황 아래 굶주린 백성들을 구원하고자 활약을 펼치며 그를 통한 이상적인 지도자의 면모와 시대를 아우르는 진정한 리더십으로 흙수저의 울분을 사이다처럼 통쾌하게 해소시켜 줄 예정. 윤균상의 건장한 체격이 역사를 표현하기에 적격이라는 평가다.
채수빈은 홍길동의 단 하나뿐인 정인, 송가령 역을 맡았다. 송가령은 홍길동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다. 김지석은 희대의 폭군 연산을 맡아 처음으로 왕 연기에 도전, "인생 캐릭터, 인생 작품을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국악과 전통 무용을 전공한 이하늬는 "기생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패였다. 그걸 '역적'을 위해 꺼냈다"며 역대급 장녹수의 탄생을 예고했다.
김진만 감독+황진영 작가가 만들어갈 연산군 시대
지난 2015년 큰 인기를 끌었던 '킬미, 힐미'와 2013년 정경 유착, 권력형 비리로 얼룩진 한국 근현대사를 정조준한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으로 평단과 대중을 사로잡은 김진만 감독이 맡았다. 감독은 25일 제작발표회에서 "그간 사극에서 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화면을 통해 백성들의 삶을 담담하게 따라가겠다"고 자신했다.
극본은 입봉작 MBC 광복절 특집극 '절정'으로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특집극 부문 대상을 거머쥔 황진영 작가가 집필한다. 이후에도 '제왕의 딸 수백향'을 통해 삼국시대의 첩보사를 치열하게 그려내며 시대극, 사극 분야에 특출함을 증명해 보인 황진영 작가가 연산군의 시대로 시선을 옮겨 다시 한번 특기를 발휘한다.
황진영 작가의 철저한 분석과 김진만 감독의 수려한 연출의 시너지로 시청자의 마음을 훔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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