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여자 축구대표팀은 2018 요르단 여자 아시안컵 최종예선 조추첨을 앞두고 본선 진출의 최대 걸림돌로 북한을 꼽았다.
북한은 아시아 정상권 팀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10위로 강호다. 호주(6위), 일본(7위), 중국(13위) 등과 견줘도 손색없다.
18위인 한국 입장에서는 호주, 일본, 중국이 본선에 일찌감치 진출한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역대 전적 1승 2무 14패의 북한만 피해도 본선 진출이 충분하다고 예측했다.
아시안컵 본선에 가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5위까지 2019 여자 월드컵에 진출하기 때문이다. 2015 월드컵의 경우 북한이 약물 파동을 일으켜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징계를 받아 한국이 진출권을 획득했고 16강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아시안컵 최종예선을 통과하지 못하면 월드컵도 없다. 북한, 우즈베키스탄, 홍콩, 인도와 4월 평양에서 풀리그를 치르다. 5일 인도전을 시작으로 7일 북한, 9일 홍콩, 11일 우즈베키스탄 등 일정도 살인적이다.
사실상 북한을 이겨야 본선행에 유리하다.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세 팀은 한국에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린다. 한국은 2005년 동아시안컵 북한전 1-0 승리가 유일하다.
그나마 최근 네 차례 맞대결에서는 격차가 어느 정도 좁혀졌다는 점에서 희망을 걸어볼 수 있다. 2015년 동아시안컵 0-2 패배를 제외하면 모두가 한 골 승부였다.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박은선(이천 대교) 등 세계적인 선수들의 성장으로 북한도 한국을 쉽게 보지 못하고 있다.
윤 감독은 2015 월드컵을 치른 뒤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미래가 있는 팀으로의 발전을 모색해왔다. 그런데 북한과의 만남으로 세대교체를 잠시 내려놓아야 할 판이다.
평양에서 풀리그를 치른다는 특수성도 감안해야 한다. 북한은 유독 한국과는 남녀 통틀어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이유로 중국 상하이 등에서 제3국 경기를 치렀다. 1990년 남북 통일축구가 평양에서 치러졌지만 어디까지나 친선경기였다.
이번에는 다르다. 북한이 한국전을 거부하면 몰수패를 감수해야 한다. 한국에는 나쁠 것 없는 상황이다. 최근 축구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성적을 내고 있는 북한 입장에서는 AFC의 규정을 준수하며 경기를 치러야 한다. 통상적인 A매치처럼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울려 퍼지느냐가 관심거리가 됐다.
일단 통일부는 23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AFC 회원국으로서 대회의 국제적인 규정과 절차에 따라 다루어질 문제"라며 사실상 방북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 경기 외적인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가 통일부 등 관련 기관과 협의를 해야 할 것이 많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현지 사정을 확실하게 알 수가 없다는 것이 고민거리다. 방북에 따른 관련 교육 등 훈련 이상의 준비도 뒤따른다. 가기 전부터 피로감이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 경기에서 자주 만나면서 선수들끼리는 친분이 있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그런 것들을 잊어야 한다. 최종예선 통과를 해내야 월드컵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결국, 모든 것은 윤덕여호가 극복해야 하는 대상이 됐다. 북한에 대한 두려움만 제거하고, 가깝지만 원정 느낌을 가져야 하는 곳에서 담대하게 싸운다면 기적은 현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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