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전광인(한국전력)은 소속팀 뿐 아니라 V리그를 대표하는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중 한 명이다. 뛰어난 탄력을 바탕으로 호쾌한 스파이크를 코트에 내리꽂는 장면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로 꼽힌다.
그런데 전광인이 인정을 받는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수비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전)광인이는 리베로를 제외하면 팀내에서도 수비력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정말 뛰어나다"며 "후위에 자리했을때 보여주는 디그와 수비능력은 V리그 전체를 따져도 손색 없을 정도"라고 했다.
신 감독은 "광인이가 코트에 있을 때 와 없을 때의 차이는 공격이 아니라 수비에서 더 잘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전도 마찬가지였다. 전광인은 당시 경기 전부를 뛰지 않았다. 1세트 도중 어택커버를 하는 과정에서 허리에 무리가 왔다. 전광인이 통증을 호소하자 한국전력 벤치는 바로 안우재와 교체했다. 전광인은 2세트는 나오지 않았고 3세트에서 다시 안우재와 교체돼 다시 코트로 들어갔다.
한국전력은 당일 OK저축은행과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 전광인은 마지막 5세트에서 바로티(헝가리)와 함께 팀 공격을 이끌었다. 결정적인 서브에이스 2개를 포함해 4점을 올렸다.
앞선 4세트에서 한국전력이 OK저축은행에게 세트를 내주긴 했지만 전광인의 수비 센스가 돋보인 장면이 나왔다. 한국전력이 17-18로 끌려가고 있던 상황, OK저축은행 송희채는 오픈 공격을 시도했다.
공의 꼬리가 길었지만 터치 아웃이 돼 OK저축은행 포인트로 연결될 수도 있었다. 전광인은 후위에 자리해 아웃 라인 밖에 서있는데, 공이 몸에 닿을 뻔했다. 그 짧은 순간 전광인은 몸을 틀어 송희채가 때린 공을 절묘하게 피했다. 결과는 공격 범실로 이어졌고 한국전력은 18-18을 만들었다.
전광인은 "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초등학교때 친구들과 피구를 자주 했고 무척 좋아했다"고 웃었다. 물론 수비에 피구가 도움이 크게 됐을리는 없다. 하지만 그만큼 전광인이 갖고 있는 순발력과 함께 상황 판단력이 돋보인 부분인 것이다.
그는 공격시 점프 후 착지하는 과정 그리고 수비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디그를 시도한다. 이런 모습 때문에 주위에서 부상에 대한 우려를 사고 있지만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볼을 살려내는 일이 우선이라고 본다"는 그는 "부상 우려는 그 다음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시원한 스파이크를 통해 공격 득점을 기록하는 건 배구선수라면 누구나 원한다. 하지만 공격과 비교해 조명을 덜 받고 티가 잘 나지 않지만 수비도 중요하다. 이타적인 플레이는 수비와 연결에서 나온다. 전광인의 가치는 신 감독이 강조한 것처럼 수비에서 더 빛을 발하고 있다.
전광인은 OK저축은행과 맞대결에서 9차례 디그를 시도해 8차례 성공을 기록했다. 팀내에서 리베로 오재성(14차례 시도 11회 성공)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디그 횟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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