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세계 축구에 변혁의 시대가 도래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년 월드컵부터 본선 출전국을 현행 32개국에서 18개국으로 늘리기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FIFA는 10일(이하 한국시간) 평의회 회의를 통해 48개국 확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대회 방안도 3개국이 16개 조로 묶여 경기를 치러 1, 2위가 32강에 진출해 결선 토너먼트를 벌인다. 현재 32개국 체제에서는 16강 진출만 하더라도 큰 성과로 여겨지지만 2026 월드컵부터는 16강 진출이 매우 어려워지게 된다.
자연스럽게 본선 진출 티켓도 늘게 된다. 당장 각 대륙 연맹에서는 티켓 증가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4.5장인 아시아는 최대 8장까지 배분을 원하고 있다. 평의회 위원인 다시마 고조 일본 축구협회장은 ESPN과의 11일 인터뷰에서 "본선 진출국의 48개국 확대를 환영한다. 월드컵에 참가할 기회가 더 많은 국가에 돌아가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아시아 입장에서는 나쁠 것 없다. 특히 일부에서는 FIFA가 최대 자금줄이자 시장 확대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중국이나 중동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 대중매체 '데일리 메일'은 "FIFA는 자본의 노예를 택한 것 같다. 성장하는 축구 시장인 중국을 본선에 끌어들이려는 모양이다"고 지적했다.
본선이 48개국으로 확대되면 경기력 저하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16개국에서 24개국 체제로 확대된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는 실리형 축구가 대세였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피하고 안정적으로 상대를 요리하는 스타일이 주류였다.
우승을 차지한 포르투갈의 경우 연장 승부를 펼치는 등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1승만 거뒀다. 이 외에도 아이슬란드, 웨일스 등 신흥국들이 실점하지 않는 전략적인 축구로 8강, 4강에 진출하는 등 깜짝 활약을 펼쳤다. 재미없는 축구의 확산이라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48개국 체제에서는 경기 수가 늘어나면서 결승으로 갈수록 경기력도 떨어지는 우려도 존재한다. 휴식일이 그만큼 줄기 때문에 선수들의 피로도가 증가하고 부상 위험도도 커진다.
반대로 수익 증가는 FIFA가 가장 원하는 부분이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의 예상 수입은 55억 달러(약 6조6천억원)로 예측됐다. 48개국 체제가 되면 기대 수익은 65억 달러(약 7조8천억원)까지 증가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중국이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면 중계권료, 후원사 후원금 등은 예측치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부터 중국의 기업들이 FIFA 후원사로 등장하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대회 운영 시스템까지 손을 대는 등 큰 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물론 중국이 아시아 예선을 통과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AFC도 현행 12개 팀이 6팀씩 2개 조로 나눠 치르는 최종예선 방식을 풀리그 전환 등 다양한 생각을 놓고 논의할 예정이다. 당장 북중미와 남미의 경우 전체 대륙 통합 예선을 치르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선 진출 쿼터 배분은 오는 2월부터 집중 논의된다. 대륙별 기싸움이 팽팽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데일리 메일은 '아시아는 중국의 진출을 원하는 FIFA가 8~9장까지 배분하지 않을까 싶다. 이는 아프리카도 마찬가지'라며 복잡한 이해관계 조정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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