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문화 콘텐츠 시장이 통신을 기반으로 한 이동형 서비스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 때문에 문화 산업간 경계도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11일 문화관광부 주최로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 문화 산업 포럼'에서 한국 기업 대표로 참석한 KT 안홍주 콘텐츠사업담당 상무는 한국의 문화 콘텐츠 사업의 현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이날 포럼에는 싱가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7개국 문화산업 관련 정부, 기업계 관계자 22명과 국내 정부, 기업 관계자 약 50명이 참석했으며 각국의 기업들이 자국 내의 문화 콘텐츠 유통 현황과 전망을 소개하는 기업 트랙의 발표와 오후에 이어진 공동 토론이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날 포럼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다.
한국, 통신 기반의 이동형 서비스로 시장 재편
한국 기업 대표로 참석한 안홍주 KT 콘텐츠 사업 담당 상무는 한국의 콘텐츠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콘텐츠 공급 물량은 풍부하나 영상물 유통 수입의 많은 부분이 불법 매체로 피해를 보고 있어 후속 윈도우가 발달하지 못했다"며 "방송 시장의 경우 지상파에 대한 편중도가 높아 광고와 수신료에 기반한 서비스 수익구조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국내 콘텐츠 시장의 향후 방향에 대해 "통신 기반의 이동형 서비스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며 "인터넷을 통한 TV 채널이 올해 안으로 제공되는 등 후방 윈도우가 형성되고, 유비쿼터스에서 볼 수 있듯이 문화 산업 간의 경계가 붕괴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안 상무는 "기업 차원으로 유,무선 사업자간 연합이 이뤄지고 있고, KT 역시 콘텐츠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며 압축기술과 이동기술의 발달, 유무선 기술발달, 방송과 통신을 넘나드는 상호 협력이 한국 문화 산업의 특징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세계 시장 대상으로 한 콘텐츠 협력 제작
싱가포르 기업 대표로 참석한 미디어 하이브 매니져 디렉터 토니 초우 포와(Tony Chow Poh Wah)는 "아시아 미디어 교류의 중앙 허브로 발전하려 한다"며 "싱가포르의 인구 중 99%가 인터넷을 사용하며, 미디어 산업 육성을 위해 음악, 드라마 등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현황을 소개했다.
토니 초우 포와는 "싱가포르는 내수시장이 작기 때문에 싱가포르 국민만을 위한 콘텐츠 제작은 의미 없고 전 세계를 시장으로 한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고 진단하며 "싱가포르의 딜레마는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콘텐츠 회사 규모가 작기 때문에 국제적인 협력 제작과,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제적인 합동 제작은 싱가포르 콘텐츠 산업을 위한 주요 전략이며, 한국의 선진 부분을 적극 배우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싱가포르는 영어가 공용어로 외국 회사에 유리, 여타 동남아 국가로의 진출 게이트, 강력한 지적 재산권 보호법을 통한 시장보호를 강점으로 꼽았다.
태국 - 애니메이션, 베트남 - 온라인 콘텐츠 업무 활성화
태국 측 대표로는 타이 텔레비전의 타아파자이싯(Tanapajaisit)이 참석해 태국의 콘텐츠 산업 현황에 대해 밝혔다. 태국 정부가 5개 중요 개발 분야를 발표한 가운데 주요 육성 사업으로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꼽았으며, 이는 태국의 민속공예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애니메이션의 경우 각 대학 등의 필요 인력 제공이 이뤄져 제작 시 아웃 소싱을 태국에서 할 수 있고, 어린이 관련 주요 콘텐츠를 자국에서 개발하라는 정부의 주요 지침으로 더욱 탄력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TV의 최고 프로듀서 나옌 탄 루(Nguyen Thanh Luu)는 "베트남의 멀티미디어 기술이 몇 년 전에 비해 비약적 발전을 이루고 있다"고 소개하며 "인터넷 TV와 온라인 신문이 인기를 끌고 있고, 미디어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나옌 탄 루 프로듀서는 "베트남의 경우 모바일 폰 시장이 확대되며 모바일 관련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TV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음악 시장 등이 주요 성장 종목이다"고 진단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또한 필리핀의 라이센싱 사업과, 외국 기업에 현지 기업에 준하는 혜택을 주는 말레이시아의 MSC 프로젝트 등이 소개됐다.
일부 국내 사업체들은 화교권 자본이 집중되어 공동 펀드를 조성할 가능성이 있는 싱가폴 업체 및 정부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였으며, 동남아 시장에서 라이센싱 관련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 위한 조건 등에 대해 현지 업체들과 개별 상담을 진행했다.
이날 아시아 문화산업 포럼을 진행한 KOCCA의 관계자는 "1회 때는 아시아 각국의 정부측 인사만이 참여했지만, 2회 째에는 현지 기업들과 바이어들 역시 초청했다"며 "현지 기업들 중 주로 유통 관련 기업들 중심으로 초청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석현혜 기자 acti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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