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달라졌다. 정규시즌 개막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지만 팀이 확 바뀐 모습이다. 경기를 치를 수록 짜임새가 더해진다.
LG는 23일 잠실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에서 3-2로 승리하며 시범경기 3승째(1무)를 기록했다. 비록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시범경기이지만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몇가지 눈에 띈다.
우선 타선의 집중력이다. 1회말 이대형, 박경수의 연속안타와 패스트볼로 만든 무사 2,3루에서 박용택의 희생플라이, 마해영이 중전 적시타로 1타점씩 기록했다. 붙박이 3번타자 이병규가 출전하지 않았음에도 장타력이 돋보이는 마해영이 4번을 꿰차니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한층 느껴진다.
2회에는 안재만이 롯데 선발 이상목의 138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좌월 솔로아치를 그러냈다.
3점차 리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불안했던 점수차. 초반 리드를 잡아도 허약한 불펜진 탓에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불안감이 LG 덕아웃을 감돌았다.
그러나 한층 높아진 마운드는 한결 달라진 면모를 과시했다. 선발 김광삼이 5회 연속 안타를 허용하고 내려가자 후속 서승화의 '원맨쇼'가 시작됐다.
서승화는 이승화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지만 이후 8회 1사까지 10명의 타자를 내리 잡아내는 위력을 과시했다. 제구력 불안으로 사사구를 남발하던 예전 모습에서 탈피, 올시즌 선발로테이션 후보라는 기대감에 한껏 부응했다.
이날 3.1이닝을 던진 서승화는 단 1피안타 무실점에 무사사구 피칭으로 코칭스태프를 기쁘게 했다. 이순철 감독이 경기 뒤 "LG 입단 뒤 최고 피칭이었다. 100점짜리 투구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였다.
서승화의 뒤를 받인 류택현과 김기표는 1.2이닝을 합작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LG 투수들이 던진 공은 모두 130개. 5회에만 잠시 위기를 맞았을 뿐 안정감 있는 피칭으로 팀승리를 뒷받침했다. 반면 타자들은 이상목 등 7명의 투수를 상대로 141개의 공을 던지게 하며 11안타를 때려냈다.
LG는 지난시즌이 끝나자 마자 제주도를 시작으로. 하와이, 오키나와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을 계속했다. 국내와 미국, 일본을 오가며 행한 강행군에 선수들은 녹초가 됐지만 확연한 기량향상과 함께 자신감을 얻었다.
무엇보다 이순철 감독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이 감독은 "전력이 특별히 향상됐다고 말하긴 이르다"면서도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좋아졌다. 선수들 경기 대처능력이 향상된 것만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 정규시즌은 시범경기와 확연히 다르다. 그러나 LG가 달라졌다는 분위기는 경기를 치를 수록 입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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