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② '오겜2' 이정재 "사극톤? 소리 지르다 보니⋯공유 연기 감탄"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이정재가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 캐릭터의 변화로 연기를 다채롭게 할 수 없었던 아쉬움을 고백했다. 이와 함께 갈수록 커지는 책임감이 열일의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지난 26일 전 세계에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역사를 쓴 황동혁 감독이 다시 각본, 연출, 제작을 맡았으며, 이정재와 이병헌, 위하준, 공유,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채국희, 이다윗, 노재원, 조유리, 최승현(탑), 원지안 등이 출연했다.

세계 곳곳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울려 퍼질 만큼 폭발적인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권, 아시아 작품 최초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 수상뿐만 아니라, 제7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제28회 미국 배우 조합상®,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제58회 백상예술대상 등 유수의 국내외 시상식에서 수상을 이어가며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다. 누적 시청 시간 22억 시간을 돌파하며 여전히 넷플릭스 역대 최고 인기작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에 시즌2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 넷플릭스 TOP 10 웹사이트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2'는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4일 동안 시청수를 집계한 결과 6800만 뷰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며 전 세계 1위에 올랐다. 벌써 누적 시청 시간 기준, 넷플릭스에서 역대 가장 인기 있는 비영어권 TV 시리즈 7위에 올랐다. 또 공개도 되기 전 82회 골든글로브 TV 부문 작품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정재는 시즌1에 이어 성기훈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그는 게임을 막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게임장으로 돌아온 기훈을 안정적으로 그려내며 극의 메시지를 묵직하게 전달했다. 다음은 이정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시즌1에선 지질해 보이고 허점이 많았던 기훈이 시즌2에선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이런 변화를 표현하는데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시즌1 말미 게임장에서 살아나온 기훈은 그때부터 예전과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 바뀌어 있다. 노숙자 생활을 하며 돈을 쓰지 못한다. 그런 변해있는 모습에서 연장이 됐고, 기훈의 감정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기훈이 시즌1에서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시즌2에선 목적이 강화가 되어서 다양함보다는 몇 가지 목적을 이루기 위한 모습을 보여준다. 연기적으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어떻게 하면 시즌1의 해맑고 유쾌한 모습을 보여드릴까 고민이 있었지만,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기훈이라 개인적인 아쉬움은 뒤로 할 수밖에 없었다. 드라마 안에서 밝은 모습은 정배(이서환 분)나 다른 캐릭터들이 하기 때문에 감독님이 좋은 선택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 표현하는 것에서 제약이 있다 보니 연기적으로 힘든 지점이 있었을 것 같다.

"시종일관 심각한 인물로 보여지는 것이 사실은 부담스러웠다. 시즌1에선 다양한 표정과 감정을 보여드렸다. 그런 요소를 찾아서 보여드릴 수 있을지 고민이 있었지만, 캐릭터가 달라졌기 때문에 아쉬움은 개인적인 것이다. 다양한 감정은 다른 캐릭터가 나눠서 할 수밖에 없었다. 전체 이야기를 함께 해야 하고 호흡을 맞추는 동료로서는 제가 맡은 바에 더 충실해야 했다."

- 초반 소리 지르는 연기 톤에 대해 '수양대군' 같다는 반응도 분분한데 어떻게 생각하나?

"사극 톤이지 않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소리를 지르다 보면 그렇게 된다."

- 정배 캐릭터가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해주고, 기훈의 옆을 지켜주는 역할을 했는데 비극을 맞이했다. 기훈의 입장에선 어땠는지 궁금하고, 이서환 배우와의 호흡은 또 어땠나?

"기훈을 너무 몰아붙이는구나 싶어서 잔인하다 싶었다. 기훈이 정배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안쓰러워 보였다. 이서환 배우는 연기로 자기 캐릭터를 잘 만드는 분이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도 잠깐 만났고 시즌1에서도 작업했지만, 워낙 친구처럼 연기를 잘해서 호흡이 잘 맞았다. 시즌2에 나온다고 하니까 옛 동료와 만나 기쁜 마음이 있지만,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다. '이 친구 어떻게 되는 거지?' 걱정이 훨씬 앞섰다."

- 딱지남과의 만남도 강렬했다. 공유 배우와 시즌2에선 조금 더 호흡을 길게 했는데 어땠나?

"촬영할 때 감탄했다. 실제로 멋있게 나올 것 같다는 얘기도 했다. 저와 운동하는 곳이 같다. 저는 후시 녹음할 때 그 장면을 먼저 봐서 "너무 멋있게, 또라이 같이 나왔다"라고 운동하는 곳에서 그 얘기를 했다. 시사회 할 때 본인도 보고 꽤 만족스러워하는 표현을 했다."

- 이번 시즌2에 임시완, 강하늘 등 새로운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고 처음 만나는 배우들도 많았을 텐데, 좀 놀랐다 하는 부분이 있었나?

"다 놀라웠다. 자타가 공인하는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다 모였다. 그렇게 모이기 쉽지 않은데 다들 믿음이 있어서 모일 수 있었던 것 같다. 캐릭터에 애정을 가지고 훌륭한 연기를 끝까지 해줬다."

- 모두를 살리려 하던 기훈이 시즌2 말미엔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해야 한다며 변화한다. 반란을 일으키지만, 결과적으론 실패하게 되는데 이런 기훈을 어떻게 바라봤나?

"기훈이 저런 선택까지 하는구나 싶었다. 회사 파업에 시위하고 동료들이 희생당했다. 그걸로 이뤄지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기훈은 느끼고 경험했다. 누구 한 명 희생하면 안 된다고 하던 사람의 생각이 바뀐 거다. 그런 기훈의 선택과 결정이 파국으로 치닫는다. 정배까지 죽는 결과가 생겼다. 그 이후 기훈의 변화가 시즌3에 나온다."

- '오징어 게임' 시즌1 이후 '헌트', '애콜라이트', '리볼버' 등 다양한 도전을 해왔다. 원동력은 무엇인가?

"저를 믿어주는 분들에 대한 책임감인 것 같다. 갈수록 깊어진다. 시즌1에 캐스팅 제안을 해준 제작진분들에게도 제가 충분히 연기로 책임감을 표현해야 했다. 연출한 '헌트' 역시 책임감 있게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 것이 제 몫이고, '스타워즈' 캐스팅을 원한 분들을 위해서도 잘해야 하는 책임감이 있었다."

- 작품이 쉼 없이 이어지다 보니 다음 연출작은 꽤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나리오 작업은 계속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