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기자] 같은 원작, 다른 해석이 등장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한 뿌리에서 시작했지만 뮤지컬 '팬텀'(연출 로버트 요한슨)은 전혀 다른 작품이다. 같은 듯 다른 두 작품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한 두 작품은 모두 파리 오페라하우스 지하에 숨어사는 흉측한 얼굴을 가진 천재음악가와 촉망받는 신인 오페라가수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하지만 극 전개 방식과 스토리 구성, 뮤지컬 넘버 등은 전혀 다르다.
국내 인지도로만 친다면 '오페라의 유령'이 앞선다. 국내에 먼저 선을 보였고,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뮤지컬 넘버 영향이 크다.
하지만 오페라적 요소가 많은 '오페라의 유령'과 달리 '팬텀'은 좀 더 다양한 예술장르를 포용한다. 오페라와 뮤지컬, 발레 등을 총망라한 종합선물세트다. 높은 수준의 가창력을 요하는 고음역대의 뮤지컬 넘버 역시 인상적이다.
'팬텀'은 주인공의 '출생의 비밀'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오페라의 유령'보다 한국적이다. 주인공 에릭이 어떤 이유로 오페라 극장의 지하세계에 살게 됐고, 왜 그는 크리스틴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는지 등의 의문에 상상력을 가미해 극적인 재미를 더했다.
더불어, '팬텀'은 미스터리한 캐릭터 에릭의 인간적인 면모에 집중한다. 그의 사랑과 분노, 설렘과 두려움을 비극적인 스토리에 녹여냈다.
'팬텀'의 백미는 발레다. 격정적 감정을 매우 섬세하게 표현해 낸다. 슬픈 운명의 굴레에 빠져든 여인 벨라도바의 깊은 감정을 온 몸, 동작 하나하나에 담아내는 발레리나 김주원의 연기는 감동 그 자체다.
초연부터 재연까지 함께 한 박효신의 캐스팅은 '신의 한 수'다. 박효신은 폭발적인 고음으로 '뮤지컬 티켓파워 3인'에 등극한 이유를 몸소 증명해낸다. 한층 성숙해진 연기력 역시 인상적이다.
한편 뮤지컬 '팬텀'은 2017년 2월26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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