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뜨거웠던 2016년 가요계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정상급 스타 뮤지션들의 컴백과 아이돌의 러시, 음원 강자들의 활약으로 1년 내내 치열한 격전이 펼쳐졌다. 힙합 열풍 속 댄스와 발라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가 사랑을 받았다.
흥미로운 것은 가요계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아이돌의 세대교체 흐름이다. '조상돌'이 반가운 귀환을 알리며 '입덕'을 유발한 것과 달리 'K팝' 부흥을 이끌었던 '허리 아이돌'이 대거 가요계를 떠났다.
◆젝스키스-S.E.S, '조상돌'의 반가운 귀환
'응답하라 1997' 속 가수들은 그저 추억으로만 남을 줄 알았다. 그 시절 노래들은 향수로만 머물줄 알았다. 그러나 추억의 힘은 강력했다. 1990년대 우리가 사랑했던 그룹들이 현실로 소환됐고, 그들의 노래가 다시 흐르고 있다.
1990년대 1세대 아이돌의 부흥기를 만들었던 대표 인기팀, 젝스키스와 S.E.S가 반가운 귀환을 알렸다.
젝스키스는 H.O.T와 더불어 당시 황금기를 구현했던 보이그룹. 지난 1997년 '학원별곡'으로 데뷔한 뒤 2000년 해체하기까지 국내 최고의 아이돌이었다. 수차례 재결합설이 불거졌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완전체 무대는 빛이 바래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4월 '무한도전'은 젝스키스를 무대로 불러냈고, 오랜 기다림을 기적으로 만들었다.
16년의 공백 끝에 또다시 '현역 아이돌'이 된 젝스키스의 행보는 화려하다. 회사원 고지용을 제외한 젝스키스 다섯 멤버들은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고, 16년만에 발표하는 신곡 ‘세단어’로 음원차트 1위를 기록했다.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단독콘서트 무대도 꽉 채우면서 여전한 '팬덤'을 확인했고, 새로운 '팬덤' 모으기에 성공했다. 12월에는 과거 히트곡이 담긴 새 앨범을 발표, 깜짝 이벤트가 아닌 부지런한 활동으로 그간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원조 요정돌' S.E.S도 돌아왔다. '만인의 연인'에서 '엄마'가 될 만큼 시간이 흘렀지만, '요정돌'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았다.
1997년 데뷔한 S.E.S는 'I'm your girl', 'Dreams Come True', '너를 사랑해', 'Love', '꿈을 모아서', 'Just A Feeling' 등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켰음은 물론 걸그룹의 시대를 열었던 1세대 레전드 걸그룹이다. 젝스키스가 새 회사인 YG와 손을 잡았다면 S.E.S는 기존의 소속사였던 SM과 손잡고 재결합을 알렸다. H.O.T와 함께 아이돌 왕국 SM을 만들었던 S.E.S였기에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S.E.S는 자신들의 히트곡 '러브’(LOVE)를 재편곡한 신곡을 발표해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성공적인 재결합 신고식을 마친 S.E.S는 완전체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콘서트까지 진행한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걸그룹 못지 않은 활동이다. 2017년 20주년을 맞는 S.E.S는 특급 프로젝트 '리멤버(REMEMBER)'로 활동을 예고하면서 팬들에 특별한 선물을 안길 예정이다.
카라부터 2NE1까지, 중견 아이돌 대거 '굿바이'
올해는 '7년차' 그룹들이 대거 소속사와 계약 만료 되면서 선택의 기로 앞에 놓였던 바. 2009년은 아이돌 그룹의 데뷔가 물밀듯 쏟아졌던 때로, 수많은 아이돌이 이 시기 데뷔했다. 대부분의 가수들이 공정거래위원에서 제공하는 연예인 표준전속계약서에 따라 7년의 전속계약을 맺었고, 수많은 팀들이 올해 계약이 종료됐다.
팀의 해체냐, 존속이냐. 두 가지 선택 앞에서 수많은 그룹이 '동행'보다는 '결별'을 택했고, 줄줄이 해체를 선언했다. 특히 '걸그룹 붐'을 이끌었던 언니 걸그룹들이 7년의 고비를 넘지 못하고 대거 가요계를 떠났다.
걸그룹 카라는 9년 만에 해체됐다. 지난 2014년 2년 재계약을 한 카라 한승연과 구하라, 박규리 등 멤버 3인은 올 1월 DSP미디어와 전속계약이 만료됐다. 멤버 교체와 탈퇴로 인한 내홍, 그리고 여러 번의 해체설 등을 딛고 오뚝이처럼 일어섰던 카라 멤버들은 결국 새로운 길을 택했다. 세 사람은 카라를 떠나 연기에 무게를 두고 활동 중이다.
레인보우도 카라에 이어 해체 수순을 밟았다. 레인보우 멤버들은 지난 11월 소속사와 전속계약이 만료됐고, 멤버들은 각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 지난 2009년 11월 데뷔 당시 DSP미디어에서 카라의 뒤를 잇는 걸그룹으로 주목 받은 레인보우 멤버들은 연기와 예능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개인 활동도 부지런히 펼쳤다. 그러나 레인보우도 데뷔 7년차 징크스에 발목 잡히게 됐다.
포미닛도 해체됐다. 지난 6월 남지현, 허가윤, 전지윤, 권소현은 큐브 엔터테인먼트를 떠났고 현아는 잔류했다. 지난 2009년 '핫 이슈'로 데뷔한 포미닛은 걸그룹 특유의 청순하고 여성스러움을 앞세우기보다 강렬한 퍼포먼스의 '걸크러쉬'로 대중들을 공략했던 팀이었다. 멤버 간의 불화설이나 해체설 등 부정적 이슈도, 사건 사고도 없었던 팀이었기에 포미닛의 해체는 유독 많은 아쉬움을 샀다.
걸그룹 2NE1은 데뷔 8년 만에 공식해체를 선언했다. 2NE1의 소녀시대와 함께 걸그룹의 양대 산맥을 형성했지만, 박봄의 마약 논란 등으로 활동이 여의치 않았던 상황. 지난 '2015 MAMA' 완전체 무대가 마지막이 됐다. 공민지는 지난 4월 2NE1에서 탈퇴를 선언했으며, 결국 11월 팀 해체를 공식화 했다. 박봄은 YG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 하지 않았으며 산다라박과 씨엘은 YG에 남았다.
일부 멤버들이 팀을 떠나면서 '완전체'가 깨진 팀들도 있다.
걸그룹 미쓰에이는 지난 2010년 7월 싱글앨범 '베드걸 굿걸'로 데뷔, 올해로 데뷔 7년째를 맞았다. 중국에서 배우로 활동한 지아는 지난 5월 JYP엔터와 전속계약이 종료되며 팀을 떠났고, 페이는 재계약하며 남았다. 연기자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멤버 수지와 민은 내년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미쓰에이의 완전체 활동을 마냥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 미쓰에이 수지는 내년 1월 솔로 데뷔를 앞두고 있다.
시크릿은 멤버 한선화가 지난 10월 TS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만료되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시크릿은 전효성, 송지은, 정하나가 재계약을 완료하면서 3인 체제로 팀의 명맥을 이어가게 됐고 한선화는 화이브라더스에서 연기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계획이다.
그룹 비스트도 전환점을 맞았다. 올해 데뷔 8년차인 그룹 비스트는 그 어느 팀보다 향후 행보에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팀. 멤버 장현승의 탈퇴로 5인조로 팀 재정비를 하고 활동을 해왔던 비스트는 지난 10월 큐브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이 만료되면서 또 한 번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5인의 비스트는 큐브와의 재계약 대신 독자 노선을 걸을 것으로 알려졌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