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고양 오리온 이승현은 지난 4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전에서 이긴 뒤 봉변(?)을 당했다.
오리온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축포를 쐈다. 경기가 끝나면 승리 이벤트를 하는데 고양은 종이 가루가 하늘로 날리는 에어샷을 사용했다. 그런데 하필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승현이 종료와 함께 코트로 나오는 과정에서 에어샷에 맞아 안면에 찰과상을 입었다.
다행히도 눈 등 중요한 부위는 아니었다. 이승현은 이날 경기 종료 후 간단한 치료를 받고 안정을 취했다. 추일승 감독은 "눈이라도 맞았다면 큰 일이 날 수 있었다"며 핵심 자원을 걱정했다.
이승현은 오리온에 없어서는 안되는 자원이다. 힘과 높이가 있어 상대팀 외국인 선수를 전담한다. 7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도 이승현은 데이비스 사이먼을 막느라 애를 먹었다.
2쿼터까지 2득점에 그쳤던 이승현은 3퉈터 시작 후 야수로 변신했다.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하면서 사이먼과의 일대일 수비에서 절대 밀리지 않았다. 3점슛까지 림에 꽃는 등 만능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3쿼터 막판이었다. 오세근의 파울을 유도하며 골밑슛에 성공한 뒤 자유투까지 쓸어 담았다. 종료와 함께 오른쪽 외곽에서 쏜 3점슛이 버저가 울리며 들어갔고 74-76으로 좁히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승현의 3점슛이 없었다면 4쿼터 운영에 애를 먹을 수 있었다.
희생의 미덕을 잘 알고 있는 이승현은 득점과 도움 상황을 잘 구분해 치고 빠지기를 반복했다. 헤인즈에게는 KGC 수비의 허를 찌르는 패스로 어시스트를 하더니 종료 4분19초 전 86-84에서 귀중한 가로채기까지 해냈다.
이승현은 헤인즈의 득점을 위해 골밑 공간을 넓히는데 주력했다. 종료 1분 45초 전에는 공격 과정에서 노련한 움직임으로 사이먼의 5파울을 유도했다. 파울을 당한 건 정재홍이었지만 이승현의 속임 동작이 있어 가능했다.
순간의 영리함이 빛을 냈고 4쿼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접전 상황에서 이정현에게 가로채기를 당하며 득점을 허용, 97-98로 뒤진 종료 7.2초전에는 결정적인 골밑슛과 파울 자유투까지 쓸어 담으며 경기의 긴장도를 끌어 올렸다. 이정현에게 버저비터를 얻어맞아 승패가 엇갈렸지만 이승현의 투혼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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