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2승 4패. 남자프로배구 OK저축은행이 2016-17시즌 NH농협 V리그 1라운드에서 거둔 성적이다.
OK저축은행은 지난 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원정경기에서 귀중한 승점 2점을 올렸다. OK저축은행은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한국전력 추격을 따돌리고 2승 4패(승점 7)로 1라운드 일정을 마쳤다. KB손해보험(1승 4패, 승점7)과 승점이 같아졌으나 최하위 벗어났다.
동일 승점일 경우 승수, 세트 득실, 점수 득실 순서로 순위를 정하는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 따라 OK저축은행은 승수에서 KB손해보험에게 앞서며 6위로 올라섰다. '디펜딩 챔피언' OK저축은행에게는 낯선 성적표다.
오는 8일 열리는 KB손해보험과 현대캐피탈전 결과에 따라 OK저축은행의 1라운드 최종 순위가 바뀔 수 있다. KB손해보험이 현대캐피탈에게 승리를 거둔다면 OK저축은행은 다시 최하위로 내려간다.
6위든 7위든 1라운드 성적만 놓고보면 디펜딩챔피언으로서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다. OK저축은행은 지난 두 시즌 동안 챔피언결겅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4-15, 2015-16시즌 1라운드에서는 각각 5승 1패를 기록하며 시즌 스타트가 좋았다. 그런데 올 시즌엔 지난 두 시즌과 달리 힘든 출발을 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의 전력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OK저축은행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는데 가장 큰 힘을 보탠 시몬(쿠바)이 떠났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선택한 세페다(쿠바)는 자국대표팀 소속으로 대회에 출전했다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결국 V리그로 오지 못했다.
급하게 대체 선수로 마르코(몬테네그로)를 데려왔지만 아무래도 성에 차지 않는다. 여기에 부상선수도 많았다. 송명근, 강영준, 이민규 등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이런 상황을 맞다보니 선수들도 욕심을 부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나 또한 1라운드를 돌이켜보니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송명근의 투입이다.
김 감독은 "(송)명근이는 오프시즌 동안 볼 운동을 거의 못했다.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 이를 끌어올리기 위해 코트에 투입했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결과적으로 명근이를 1라운드에 푹 쉬게 하는게 더 나을 뻔했다"며 "내가 이런 부분에선 욕심을 부린 것 같다"고 자책했다.
송명근은 지난달 23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전(2-3 패) 이후 팀이 치른 1라운드 나머지 3경기에서는 코트에 나오지 않았다. 장기간 결장이 예상되는 큰 부상은 아니다. 김 감독은 "명근이는 2라운드, 늦어도 라운드 중반부터는 출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2라운드부터 조금씩 정상적인 전력에 가까워질 전망이다. 부상 때문에 한국전력전에 뛰지 않은 강영준도 이르면 2라운드 첫경기부터 정상 출전이 가능하다. 주전 세터 이민규도 조금씩 제자리를 찾고 있다.
김 감독은 "마르코를 비롯한 공격수들이 경기 도중 욕심을 너무 부리는 것 같다"며 "큰 공격을 시도할 때 '꼭 성공시켜야겠다'는 마음이 커지다보니 욕심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을 조금씩 덜어내면 앞으로 좀 더 좋은 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본다"고 희망적인 전망을 했다.
또한 김 감독은 "너무 이른 시점에 이렇게 말을 꺼내면 꼭 포기하는 것처럼 보여질지 모르지만 나부터 올 시즌은 마음을 비웠다"며 "승패 결과를 떠나 올 시즌 선수들이 매 경기 기복이 심한 플레이를 자주 보이고 있다. 이 부분이 가장 신경 쓰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OK저축은행은 오는 10일 안방인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2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 상대는 1라운드 마지막에 만났던 한국전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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