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기자] 3년의 자숙과 복귀 반 년. '악마의 입담' 탁재훈(48)이 돌아왔다. 지난 5월 Mnet '음악의 신2'를 통해 컴백한 탁재훈은 요즘 방송계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만 5개. 장르 역시 각양각색이다. 한창 때의 탁재훈이 2~3개 예능에 집중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현재까지 탁재훈의 대표 프로그램은 tvN 'SNL코리아 8'이다. 이 외에도 SBS '드라이브 클럽', 올리브TV '8시에 만나', MBC뮤직 '스타쇼 360', JTBC '슈퍼맨을 만나다', 12월 첫 방송하는 tvN '인생술집'(가제) 등에서 MC로 활약한다.
"돌아와 보니 방송환경이 달라졌고, 예능 트렌드도 많이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여러명이 게임하고 이야기 나누는 게 전부였지만 요즘은 소재가 다양하고 촬영 방식도 색다르더라고요. 늦게 합류한 만큼 빨리 적응하고 싶어서 (다작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죠."
그는 복귀 이후 활동에 대해 "일한 횟수로 보면 60점이지만, 성공적이었나 생각해 보면 30점밖에 안된다"고 겸손하게 자평했다. 성실히 마운드에 서서 매번 공을 치긴 했지만 제대로 된 홈런은 아직이라는 것.
"지금까지 수비 위주였다면 후반전부터는 공격 제대로 들어가야죠. 앞으로 새로 들어가는 프로그램이 2개 있어요. 그중 '인생술집'에 대한 기대가 커요. 방송에서 표현하고 싶은데 차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낼 생각이에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재밌고 건강하고 야하게 풀어낼 거에요.(웃음)"
'인생술집'은 최근의 '혼술' 트렌드를 접목한 이색 토크쇼로, 출연자의 숨겨진 매력을 이끌어낼 토크 프로그램이다. 당초 MC로 확정된 탁재훈, 신동엽 외에도 '먹방요정' 김준현이 합류를 결정했다. 세 사람은 현재 tvN 'SNL코리아 시즌8'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신동엽과 저는 진행 스타일이 전혀 달라요. 신동엽이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편이라면 저는 쑥 들어갔다 쑥 빠지는 스타일이죠. 서로 다른 만큼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 것 같아요."(김준현 MC 합류는 인터뷰 이후 결정됐다)
예능 시즌제 "스스로 쥐어짜는 중", "'SNL코리아8' 사고 한번 칠까요?" 데뷔 30주년엔 야한 '디너쇼' 열 것
3년을 쉬었다. 그 사이 방송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시즌제가 도입됐고, 19금 토크쇼가 늘어났으며, 리얼 관찰 예능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탁재훈도 달라져야 했다. 그는 "예전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 자신있는 것만 고집했다"면서 "지금은 그냥 열심히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예능 시즌제는 예능하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제도"라며 "스트레스와 불안감 속에 스스로를 쥐어짜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어 눈길을 끌었다.
"출연 프로그램 중 가장 힘들었던 건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에요. 반응은 좋았는데 인터넷 댓글을 보면서 진행하는 게 영 어색하고 힘들더라고요. 대신 JTBC '아는 형님'은 정말 좋았어요. 여기에선 내가 날아다녀도 되겠다 싶을 만큼 편하게 놀았죠."
그에게는 다소 민감할 수 있는 'SNL코리아8' 이야기를 꺼냈다. 시즌8에 야심차게 합류한 탁재훈은 '새터데이 나이트라인'의 MC로 활약 중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탁재훈 특유의 입담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이다.
이에 대해 탁재훈은 "인사하고 게스트 소개하고 시사 이야기를 하다가 기자들에게 마이크를 넘겨줬다가 다시 받아야 하고, 너무 바쁘다"라며 "내게 주어진 시간이 전혀 없다. 그래서 아쉽다"고 털어놨다.
"'새터데이 나이트라인'은 기자들이 주인공이 되고 빛나는 시간이에요. 저는 이어주는 역할이죠. 그리고 솔직히 시사로 빵 터지기는 힘들어요. 제 생각엔 누가 진행해도 '새터데이 나이트라인'은 못 살려요. 제가 웃기려면 사고 치는 수밖에 없어요. 어떻게, 당장 다음주에 사고 한번 칠까요?(웃음)"
1995년 1집 앨범 '내가 선택한 길'을 발표하며 연예계에 데뷔한 지 어느새 21년이 흘렀다. 그 사이 탁재훈은 가수이자 방송인으로, 또 연기자로 승승장구했다. 2007년엔 가수 최초로 KBS 연예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찾아온 암흑. 3년의 시간을 거치며 그는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탁재훈은 "세월이 너무 빨라서 생각하고 싶지 않다. 데뷔할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라며 "원래 꿈은 가수였다. 그런데 지금에 이르렀다. 뭐든 다 운명이 있는가 보다"고 했다.
"누가 그러는데 올해까지는 뭘 해도 1cm씩만 전진한대요. 2017년부터 진짜 시작이죠. 혹시 알아요? 내년에 연예대상 한번 더 탈지.(웃음) 그리고 데뷔 30주년 되면 디너쇼 할 거에요. 지금보다 더 야한 모습으로.(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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