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배우 이태란이 남편을 향한 뜨거운 사랑을 고백했다. 신혼 시기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영화의 촬영에 임하게 됐을 때에도 남편의 조언과 배려를 얻을 수 있었다고 고백한 그는 천상 사랑꾼의 면모를 드러내며 행복의 기운을 뿜어냈다.
17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두 번째 스물'(감독 박흥식, 제작 민영화사)의 개봉을 앞둔 배우 이태란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두 번째 스물'은 이탈리아를 찾은 마흔의 민하(이태란 분) 앞에 우연히 옛사랑 민구(김승우 분)가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첫 눈에 반했던 두 사람은 뜨거웠던 연애와 엇갈림 속에 맞았던 이별의 기억을 다시 돌이킨다.
영화 속 민하는 남편과 사별한 인물이긴 하지만, 과거의 사랑을 우연히 만나 뜨거운 감정에 휩쓸리게 된다는 점에서 연기하기에도 다소 과감한 캐릭터였다. 지난 2014년 결혼한 이태란은 신혼 시기 이 영화 출연을 결심했던 것을 떠올렸다. 그는 영화가 촬영된 이탈리아에서의 기억을 묻자 "기회가 되면 신랑과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인데, 영화를 떠올리고 싶진 않다"고 장난스럽게 답했다.
이어 "신랑에게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며 "결혼한지 얼마 안됐을 때 간 것이다. 물론 신랑 동의 하에 간 것이긴 했지만, 10년, 20년을 살았으면 모르겠는데 한참 따끈따끈할 때 갔던 것"이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내가 신랑을 너무 많이 사랑한다"고 수줍음 섞인 미소와 함께 답해 인터뷰 공간을 핑크빛 기운으로 물들이기도 했다.
이태란은 "영화는 좋았는데 그 부분에 있어 혹시 남편이 싫어하진 않을까 싶기도 하더라"며 조심스러웠던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남편의 극진한 배려에 고마움도 표했다. 이태란은 "남편이 '이건 좋은 작품이니 다녀오라'고 하더라. 쿨하게 허락해줘서 다녀왔다"며 "내 자신이 스스로 느끼기에 미안한 마음이었다 민하도 민구와 사랑에 있어 쉽게 접근을 못하지 않았나. 복잡한 고민도 있었을텐데 연기 속에 그것이 투영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고백했다.
남편이 아직 '두 번째 스물'을 보지 못했다고 말한 이태란은 "신랑은 아직 영화를 안 봤는데, (계속) 안 봤으면 좋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배우 김승우와 함께 베드신도 소화했던 만큼 장난스러운 우려가 느껴졌다. 이태란은 "물론 그것을 가지고 뭐라고 하지 않을 쿨한 사람이지만, 말은 안해도 다른 생각이 들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재치있게 답했다.
결혼 후 이태란은 작품 선택에도 남편의 생각을 반영하게 됐다고 알렸다. 그는 "이제는 남편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며 "영화는 영화라고, 작품은 작품이고 연기는 연기라고, 그게 뭐가 중요하냐고 과거엔 생각했는데 막상 결혼하니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게 되더라. 이것 뿐 아니라 사소한 것조차 그랬다. 신경써야겠다는 마음으로 바뀌게 되더라"고 말했다.
결혼 후 달라진 점에 대해 언급하면서는 "솔직히 말해, 예를 들면 피해갈 수 없는 베드신의 경우는 앞으로도 고민이 많이 될 것 같다"며 "이런 말까지 해도 될지 몰라도, 또 나만 그런 것은 아닐테지만 그 신을 찍을 때 굉장히 예민했다"며 "시나리오를 읽을 때는 연장선상의 내용이니 덤덤했는데 막상 찍으려니 굉장히 예민해지더라"고 당시의 상황을 고백하기도 했다.
이태란은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했고 김승우가 묵묵히 기다려줬다"며 "그런 면에서 굉장히 고민이 많았다. 찍고 나서 '난 배우로서 자질이 과연 있는 건가' 생각하며 내 자신을 돌아봤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또한 "그 신을 놓고 굉장히 많이 생각하게 되더라. 여배우가 결혼할 때 이런 면은 편하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은 아니구나 싶었다"며 "과거 여러 작품을 하신 선배님들을 보면서는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깊은 고민을 드러냈다.
하지만 남편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는 앞으로 이태란의 배우 생활에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태란은 "남편과 시나리오도 함께 보고 이야기도 한다"며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혼자 보는 것보다 신랑과 보면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대화하며 생각이 달라지기도 한다"고 밝은 표정으로 답했다.
그는 "남편은 굉장히 감이 좋다. 디자인을 해서 그런지 예술적 감각도 있다"며 "시나리오의 전체적 내용과 촬영장에서의 이야기를 많이 해줬는데, 저보다 더 느낌을 아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인터뷰 오기 전에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베테랑 배우 김승우는 영화 속 베드신을 포함해 민감하게 느끼는 지점이 있었던 이태란에게 편안함을 안겨줬다. 그는 "워낙 성격이 좋고, 굉장히 호탕하고 남자다운 분"이라고 김승우에 대해 언급한 뒤 "환경이 녹록치 않아서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다"며 "배우도 스태프, 최소한의 스태프가 가서 한 명이 서너 명의 역할을 해줬다. 김승우가 늘 포용력 있게 감싸줬고 덕분에 잘 마무리하고 와서 다행이다. 그런 것을 보면 호흡이 잘 맞았다고 볼 수 있겠다"고 돌이켰다.
'두 번째 스물'은 오는 11월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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