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영화 '오버 더 펜스'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일본 배우 아오이 유우와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홍상수 감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헬조선'이라는 단어로 표상되는 한국 사회에 대한 어두운 진단과 관련해선 감독과 배우 모두 놀라움을 내비쳤다.
지난 14일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 센텀캠퍼스에서 영화 '오버 더 펜스'(감독 야마시타 노부히로)로 부산에 초청된 일본의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과 배우 아오이 유우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오버 더 펜스'는 아내로부터 버림받은 남자 시라이와(오다기리 조 분)가 고향 마을로 돌아가 직업학교에 다니며 호스티스 바의 엉뚱한 여자 사토시(아오이 유우 분)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영화의 내용은 각자의 상처가 있는 시라이와와 사토시가 우연히 인연을 맺고 이런 저런 사건들을 통해 치유의 메시지를 얻는 줄거리다. 이와 관련해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비관적인 정서에 젖은 한국 청년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질문을 받고 잠시 난색을 표했다. 질문에 포함됐던 '헬조선'이라는 단어에 그는 장난 반 진담 반의 표정으로 "한국이 지금 그런 지경이란 말인가. '헬조선'이라니"라고 답했다.
이어 감독은 "영화에 그런 대사가 나온다. '학교 밖에 나가면 이런 저런 사람이 다양한 사람이 있는 것'이라는 내용이다. 살아가기 굉장히 힘들고 지내기 어렵다는 것도 잘 알겠지만 담벼락 밖으로 눈을 돌려 보면 이런 저런 사람도 있는 것 아닐까"라고 말했다.
"때로 괴상한 사람도 있고, 다양한 사람이 있다"고 답을 이어간 감독은 "주위와 나를 비교하다보면 '저런 사람도 있구나' 싶어 내가 편해지기도 한다"며 "역으로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일본이 섬나라라 좁다고는 할 수 있겠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라고 답했다.
이날 감독과 아오이 유우는 한국 감독들 중 좋아하는 이가 있는지 묻는 질문도 받았다. 두 사람은 나란히 세계 영화계에 많은 팬들을 보유한 홍상수 감독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한국 영화 중 인상깊게 본 작품을 들라고 한다면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인상깊게 봤다"며 "그의 영화를 보면 힘이 난다. 작품을 보면 늘 비슷한 사람이 나오는데, 정말 아마 그런 식으로 느끼는 것이 아주 개인적이고 저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동일본 대지진이 났을 때 여러 사태가 있던 당시에도 그 와중에 홍상수 영화가 급히 생각나 DVD로 여러 작품을 이어 봤던 기억이 난다"고 답했다.
이어 "그 때도 기운이 난다는 감각이 있었다"며 "저로서는 신세를 많이 진 감독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오이 유우는 "저도 질문을 듣고 홍상수 감독이 얼른 머리에 떠올라서 그 이야길 하려 했는데 감독이 먼저 채가듯 홍상수의 이름을 댔다"고 웃으며 말한 뒤 "(내가 감독을) 흉내내는 것 같고 따라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홍상수 감독은 딱딱하게 경직됐던 영화에 대한 나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준 감독이었다. 그래서 굉장히 좋아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봉준호 감독과는 한 번 같이 작업한 적이 있고 여러 작품을 좋게 봤다"며 "한국영화는 꽤 많이 보고 있다. 무엇보다 감독님들도 굉장히 대단하지만 배우들이 정말 대단하더라"고 감탄을 드러냈다.
"한국영화를 보고 있으면 제가 그간 해본 적이 없는 연기가 계속 쏟아져나온다고 느낀다"고 답을 이어간 아오이 유우는 "보고 있으면 즐겁고 늘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런 인상을 가지고 있다보니 '헬조선'이라는 단어를 듣고 한국영화를 통해 가지고 있던 이미지의 나라가 그런 상황이 됐다는 생각에 충격을 받았다. 한국영화에 대한 기대는 많다. 앞으로도 많이 보고 싶다"고 답을 마무리했다.
한편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늘(15일) 10일 간의 여정을 마치고 폐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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