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바로티(헝가리)가 시도한 오픈 공격이 코트에 꽂혔다. 전광판에 숫자는 25로 바뀌었다. 그 순간 한국전력 선수들은 모두 코트로 뛰어나왔다.
한국전력은 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16 청주·KOVO(한국배구연맹)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전에서 KB손해보험을 상대로 3-1로 승리를 거뒀다. 한국전력이 프로전환 후 KOVO 주최 공식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한국전력에서 바로티와 함께 좌우 쌍포 역할을 맡은 전광인은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이름을 올리는 겹경사를 맞았다. 전광인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우승을 차지해 정말 기분이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대학시절(성균관대)부터 한국남자배구 레프트 공격수 계보를 이을 대형선수로 꼽혔다. 박기원 현 대한항공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현재 팀 동료인 서재덕이나 송명근(OK저축은행)보다 먼저 성인대표팀에 선발돼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별로 없었다. 성균관대는 송명근, 송희채, 이민규(이상 OK저축은행) '트리오'가 버티고 있던 경기대와 대학 코트에서 전통의 강호로 꼽히는 인하대에 밀리는 적이 많았다.
프로선수로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V리그 코트에 데뷔했지만 소속팀은 만년 약체로 꼽히던 한국전력이었다.
전광인은 "프로 첫 시즌 다른 걸 생각할 수 없었다"며 "당장 치러야할 경기에서 승리를 꼭 거두는게 중요했다"고 했다. 전광인에게 소속팀 우승은 아니더라도 패배는 익숙한 일이 아니었다.
한국전력은 신영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조금씩 팀 전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2014-15시즌에는 봄배구에 진출했다. OK저축은행을 상대로 치른 플레이오프에서 2패로 밀렸으나 두 경기 모두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 한국전력은 봄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전광인도 계속된 부상에 따른 재활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는 이번 오프시즌 어느 때보다 몸 상태가 좋았다. 꾸준히 재활을 하고 보강운동을 한 덕분이다.
전광인은 "나도 그렇지만 강민웅 형이나 새로 팀에 합류한 윤봉우 선배 등이 모두 이번 대회가 절실하고 간절했다"며 "각자 믿고 있는 부분 하나 하나가 모여 우승이라는 결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 같지만 정규시즌에서도 우리팀이 우승을 꼭 차지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