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디펜딩 챔피언다운 플레이를 보였다.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이 '2016 청주·KOVO(한국배구연맹)컵 프로배구대회'에서 남녀부 통틀어 가장 먼저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현대건설은 26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B조 조별리그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를 거두며 2승으로 준결승에 올랐다.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을 쉽게 이긴 것은 아니었다. 흥국생명은 이재영과 러브를 앞세운 공격과 리베로 한지현과 레프트 신연경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수비로 현대건설을 괴롭혔다.
현대건설은 제대로 반격하지 못하고 1세트를 쉽게 내줬다. 2세트도 비슷했다. 세트 후반 18-23까지 리드를 당했다. 2세트마저 내준다면 반격의 실마리를 풀기 쉽지 않은 상황. 그런데 현대건설은 2세트를 거짓말처럼 따냈다.
한유미와 양효진의 오픈 공격에 이어 에밀리가 후위 공격에 성공, 순식간에 5점 차를 따라잡았다. 현대건설은 듀스까지 승부를 끌고 갔고 결국 2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은 흥국생명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2세트가 승부처가 됐다"며 "선수들이 핀치에 몰렸어도 끝까지 버텨냈다.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3일 열린 GS칼텍스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도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 당시에도 1세트 부진했으나 쉽게 무너지지 않고 뒷심을 발휘해 승리를 거뒀다.
양 감독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선수들에게 이런 식으로 좋게 작용하는 것 같다"며 "선수들에게도 조금씩 '승리 DNA'가 생기는 것 같다"고 웃었다.
현대건설은 흥국생명과 맞대결에서 특정 선수에게만 공격이 몰리지 않았다. 양효진, 에밀리를 제외하고도 황연주, 정미선, 김세영, 한유미 등이 공격에 가담했고 이들은 비교적 고른 득점 분포를 보였다.
현대건설은 조 1위가 되며 준결승에 올라 오는 10월 2일 A조 2위팀을 상대로 결승 진출을 다툰다. A조는 지난해 컵대회 우승팀인 IBK기업은행을 비롯해 한국도로공사, KGC인삼공사가 속했다.
한편,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에게 패했으나 1세트에서만큼은 상대를 압도하는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경기에서 이기는 게 가장 좋겠지만 졌을 때 무엇이 안됐고 잘 되지 않은 부분을 찾는게 중요하다"면서 "앞서나가다 결국 내준 2세트가 승부처가 됐다"고 총평했다.
또한 박 감독은 "경기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 몫"이라며 "선수들은 끝까지 잘 뛰었다. 2세트 23-20으로 앞서고 있던 상황에서 상대 추격이 거셌는데 그 때 내가 좀 더 강하게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내 실수"라고 덧붙였다.
흥국생명은 29일 GS칼텍스와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B조 2위로 준결승에 오를 수 있다. 흥국생명과 GS칼텍스는 모두 현대건설에 덜미를 잡혀 1패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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