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2위 자리, 슬슬 보여요.'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2일 안방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맞대결에서 10-9로 이겼다.
상대 막판 추격을 따돌리며 짜릿한 한 점 차 승리를 거둔 것이다. 넥센은 68승 1무 51패로 3위 자리를 지켰다. 같은 날 2위 NC 다이노스(67승 2무 44패)는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사직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롯데 자이언츠와 맞대결이 우천 취소됐다.
넥센의 승리로 두 팀의 승차는 3경기로 좁혀졌다. 넥센에게 2위 NC 추격이 가시권에 들어온 셈이다. 두 팀간 순위 경쟁의 주요 변수는 남아있는 경기 수다. 넥센은 2일까지 120경기를 소화한 반면 우천 취소경기가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NC는 113경기만 치렀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2위 욕심보다 3위 수성에 먼저 방점을 찍은 이유다. 물론 2위 추격을 단념한 것은 아니다. 염 감독은 남아있는 경기에서 '키 플레이어'로 대니 돈을 꼽는다.
염 감독은 "아무래도 돈이 타선에서 조금 더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니 돈은 2일 SK전에서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줬다.
넥센은 1회초 SK에게 먼저 3점을 내줬으나 1회말 바로 경기를 뒤집었다. 돈은 역전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우익수 겸 6번타자로 출전한 그는 팀이 1회말 3-3으로 따라붙은 후인 1사 2루 상황에서 맞은 첫 타석에 홈런 손맛을 봤다.
돈은 SK 선발투수 임준혁이 던진 3구째 배트를 돌려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시즌 14호)을 터뜨렸다. 이 한 방으로 역전을 하고 임준혁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돈은 지난달 24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13호 홈런을 쏘아 올린 뒤 일주일 만에 다시 대포를 가동했다.
그는 거포형은 아니고 중장거리 타자 유형에 속한다. 하지만 염 감독을 비롯해 팀이 원하는 건 장타다. 남은 정규시즌에서 돈의 홈런이 좀 더 나온다면 타선에 힘을 더 보탤 수 있다.
돈은 "홈런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펜스 앞에 떨어지는 타구가 많은 편이라서 좋은 스윙만 하자고 생각했다"며 "출루든 안타든 팀에 도움이 되면 좋은 일이 아닌가. 우리팀 라인업이 강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넥센은 3일, 4일 안방 고척돔에서 한화와 경기를 치른다. 최근 3연승을 거두고 있어 분위기를 탄다면 연승을 좀 더 이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돈은 이번 2연전에서 특히 힘을 낼 필요가 있다. 그는 올 시즌 유독 한화를 만나면 고개를 숙이는 일이 많았다. 한화를 상대로 지금까지 12경기에 나왔는데 타율 1할9푼5리(47타수 8안타)에 그쳤다. 시즌 타율 3할3리(380타수 115안타)와 비교해 차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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