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안타 8사사구' 롯데, '5안타 5볼넷' kt에 패배

[석명기자] 11개의 안타와 8개의 사사구를 얻어낸 롯데가 5안타 5볼넷을 얻어낸 kt에 졌다. 타선의 응집력, 수비와 주루에서의 집중력이 가른 차이였다.

kt 위즈는 3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3으로 이겼다. 전날 경기에서 막판 뒤집히고 뒤집는 대접전 끝에 승리를 따냈던 kt가 2연승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롯데는 4연패의 수렁에 빠졌고 순위도 6위로 떨어졌다.

그런데 이날 경기 기록만 놓고 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롯데는 안타수 11개-5개로 kt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사사구를 얻어낸 것도 8개(7볼넷 1사구)로 kt의 5볼넷보다 많았다. kt가 홈런 2개(마르테, 이해창)를 쳐 롯데의 1개(손아섭)보다 많긴 했지만 모두 솔로포여서 큰 차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롯데가 많은 주자를 내보내고도 득점을 제때 올리지 못하고 수비와 주루에서 아쉬운 장면이 나오는 등 집중력이 떨어져 내준 경기였다.

1회초 롯데는 1사 후 3연속 사사구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강민호의 우측 1타점 적시 안타로 선취점을 낸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계속된 만루 기회에서 김문호와 김상호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 초반 확실하게 기선제압을 할 수 있는 찬스를 놓쳤다.

2회말 kt 마르테의 동점 솔로홈런이 나와 1-1이 됐다. kt는 3회말에도 2점을 뽑아 3-1로 역전을 했는데, 롯데의 수비 실책이 빌미를 제공했다. 1사 1루에서 이대형의 2루 땅볼 때 정훈의 실책이 나와 타자와 주자가 모두 살았다. 롯데 선발투수 노경은은 이 실책으로 흔들리면서 연속 폭투와 내야땅볼로 2실점을 했다. 모두 비자책점이었다.

4회초 롯데의 추격 기회에서는 어이없는 주루 플레이가 나왔다. 2사 1, 2루에서 손아섭의 우전 안타가 나왔다. 풀카운트에서 나온 안타여서 주자들의 스타트가 빨라 충분히 득점이 나올 장면. 그런데 kt 우익수 김사연이 홈송구를 포기하고 3루까지 뛴 1루주자 문규현을 겨냥해 총알같은 송구를 해 아웃을 만들었다. 문규현의 아웃이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2루주자 정훈은 홈인해 득점을 올려야 했다. 하지만 정훈은 너무 여유를 부리다 전력질주를 하지 않아 문규현이 태그아웃 당할 때까지 홈베이스를 밟지 못했다.

김사연의 집중력 높은 수비, 정훈의 집중력 떨어진 주루가 가른 양팀의 희비였다. 앞서 수비 실책까지 범했던 정훈은 곧바로 교체되고 말았다.

이후에도 롯데는 5회초 2사 만루 찬스에서 무득점에 그쳤고, 6회초에는 1사 만루에서 황재균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밖에 뽑지 못하는 등 공격에서의 응집력이 발휘되지 않았다.

반면 kt는 수비에서 좋은 모습이 잇따라 나왔는데, 특히 우익수 김사연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4회초 멋진 송구로 실점 위기를 막은 데 이어 9회초에는 김문호의 완전한 우중간 2루타성 타구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쫓아가 담장에 부딪히며 잡아내 승리의 숨은 주역이 됐다.

6.1이닝 동안 2자책점(4실점)밖에 기록하지 않은 롯데 선발 노경은은 모처럼 호투를 했음에도 패전투수가 됐다. 5이닝 동안 6안타 7사사구를 내주고도 1실점으로 막은 kt 로위는 승리투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