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의 이태양(26)이 동료들에 대한 미안했던 마음을 털어냈다. 오랜만에 거둔 승리의 효과였다.
이태양은 지난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1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무려 701일만의 승리이자 올 시즌 첫 승.
올 시즌 이태양은 1승5패 평균자책점 6.60을 기록 중이다. 팔꿈치 수술에 따른 재활을 마치고 복귀해 아직까지는 부상 전까지의 성적과 구위가 나오지 않고 있다. 14경기에 등판, 퀄리티스타트는 2회 뿐. 5이닝을 채운 경기도 3경기에 불과하다.
그래서인지 이태양은 뒤늦은 시즌 첫 승을 부끄러워했다. 29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둔 잠실구장. 이태양은 첫 승을 축하한다는 말에 "이제 겨우 1승"이라며 손사레를 쳤다. "이제 조금 마음이 놓이는 정도"라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모든 승리가 그렇듯, 이태양의 첫 승도 무의미하지는 않았다. 이태양도 "남은 경기에서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동안 좋지 못한 모습으로 조기강판도 많이 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런데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몸상태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이태양이다. 아직 부상 전과 비교해 완전하지는 않지만 점차 나아지고 있다. 이태양은 "몸상태는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며 "처음 프로에 들어왔을 때 했던 것처럼 꾸준히 훈련을 해야 한다"고 신인 시절의 마음가짐을 떠올렸다.
동갑내기 투수 장민재(26)의 선전도 이태양의 분발에 좋은 촉매제가 되고 있다. 이태양은 "지금 1군 투수 중에 친구는 (장)민재 밖에 없다"며 "민재가 잘하고 있기 때문에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술 전과 비교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구속. 꽃망울을 터뜨렸던 2014년, 이태양은 시속 140㎞ 후반대의 빠른공을 던졌다. 그러나 올 시즌 최고구속은 아직 140㎞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이태양은 "사실 난 처음부터 빠른공을 던졌던 것이 아니다. 구속이 하루 아침에 느는 것은 아니니까 좀 더 코너워크와 낮게 던지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조금 걱정되긴 하지만 내년이든 내후년이든 구속은 다시 올라올 것이라는 자신도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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