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서 올해 승격한 수원FC가 혹독한 클래식 무대를 경험하고 있다.
수원FC는 1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20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전반 40분 넣은 정민우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후반 39분 허용준, 41분 배천석에게 연이어 골을 허용하며 1-2로 역전패했다.
이날 패배로 수원FC는 승점 13점, 꼴찌에 머무르며 11위 인천 유나이티드(19점)와의 승점 차를 좁히지 못했다. 잔류 가능 마지노선인 10위 전남(21점)과는 8점 차이다.
챌린지에서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을 앞세워 돌풍을 일으키며 클래식에 승격했던 수원FC는 지난 4월 3일 홈에서 광주FC를 2-1로 꺾은 이후 8경기째 홈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또, 지난 5월 22일 포항 스틸러스 원정 1-0 승리 이후 9경기(2무 7패) 연속 승리 없이 방황하고 있다.
수원FC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야심차게 영입했던 전 벨기에 국가대표 마빈 오군지미는 부상이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태국으로 임대를 떠났다. 주전 공격수 김병오는 골반 부위 부상으로 이날 결장했다. 측면에서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가 일품인 이승현도 지난 3일 전북 현대전에서 부상을 당해 한동안 출전이 어렵다.
그나마 골키퍼 이창근을 부산 아이파크에서 영입하면서 골문을 보강했지만, 나머지 포지션은 괜찮은 선수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공격수 영입이 어렵다. 전방에서 방점을 찍어줄 자원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하고 있어 답답하다. 전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정민우는 챌린지 시절이던 2014년 입단해 그 해 31경기 출전 8골 5도움, 2015년 22경기 3골을 넣으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클래식에서는 기회를 얻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었고 이날에서야 골맛을 봤다. 이재안은 클래식 경험이 많지만, 슈팅 정확도가 떨어져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 가빌란은 몸 상태가 100%가 아닌 상태로 뛰고 있다. 팀의 살아 있는 전설이 되고 있는 김한원이 수비라인을 이끌며 독려 중이지만 골 결정력이 떨어지니 이길 경기를 지거나 비기는 경우가 많다.
조덕제 감독은 선수 영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조 감독은 "국내 선수를 열심히 찾고 있지만 어떤 클래식 팀도 시즌 중 우리팀에 선수를 보내기는 힘들 것이다. 뛰지 않는 선수를 챌린지로 보내면 보냈지 클래식으로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같이 클래식에 있으니 더 그렇다"라며 선수 보강에 애를 먹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 감독의 말대로 챌린지 시절에는 수원FC가 일종의 선수 양성소였다. 올 시즌 수원 삼성으로 돌아간 미드필더 김종우가 대표적인 임대 성공 사례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임대로 데려오는 것조차 어렵다. 같은 클래식 팀이 수원에 선수를 보낼 생각이 없다. A구단 관계자는 "임대를 보냈는데 상위든 하위든 같은 스플릿에서 만나면 누가 손해겠는가. 당연히 클래식 팀으로의 임대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무승이 길어지면 수원FC의 강등 위험은 더 커진다. 오는 20일 포항 스틸러스(홈), 24일 성남FC(원정)전이 진짜 고비다. 이들을 상대로 승리를 건지지 못하면 승격의 달콤함은 1년 만에 강등의 쓴맛으로 바뀔 수 있다. 갈수록 고민이 깊어지는 수원F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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