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골짜기 세대'로 불리는 올림픽 축구대표팀 신태용호가 지난 4~5일 1박 2일의 짧은 소집을 통해 사실상의 리우 올림픽 출발을 알렸다. 5일 열린 미디어데이를 통해 선수 각자의 각오와 신태용 감독의 전략이 공개됐고 단단한 조직력 다지기에 나섰다.
신 감독은 언론을 통해 수비수들을 건드리지 말라고 선언했다. '수비 불안'이라는 언론과 팬들의 지적에 대해 정면 돌파를 선언했는데 선수들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한 전략적인 발언이었다.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내부 단결로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선수들 사이의 미묘한 경쟁의식이 팀 전력을 끌어올리고 조직력 굳히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라이벌 구도가 뜨거운 포지션은 단 2명만 경쟁하는 골키퍼다. 김동준(성남FC)과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이 주전을 상징하는 1번 골키퍼 자리를 놓고 겨룬다.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는 김동준이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둘은 A대표팀에도 불려갔던 경험이 있을 정도로 차세대 한국 간판 수문장들로 꼽힌다. 자연스럽게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김동준은 시원한 성격답게 "구성윤에게 친해도 경쟁자라고 말했다. 그래서 서로 힘든 부분을 공유하고 대화를 하고 있다"라며 동반자 관계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11월 중국 4개국 친선대회에서 구성윤과 처음 만났다는 김동준은 "신장이 196㎝인데 정말 빠르더라. 거의 이창근(수원FC) 형에 버금갈 정도였다. 이런 괴물이 어디서 나왔나 싶다. 조금만 다듬으면 금값에 팔 수 있는 원석이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내가 구성윤보다 볼 캐칭은 더 낫다"라고 자기의 장점을 어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구성윤은 피식 웃으면서 "친하다. 마음속으로 (김동준이) 잘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노력해서 한 발 더 앞서가려고 한다"라며 경쟁의식을 표현했다. 이어 "세이브 능력이 좋더라. 훈련을 보면 '이건 아닌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선방 능력이 나오더라. 이것은 선천적이라 따라가기 어렵다"라고 역시 김동준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그래도 자신이 김동준보다 나은 점에 대해서는 "큰 키라서 공중볼 장악 능력이 좋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미드필드에서는 박용우(FC서울)와 이찬동(광주FC)이 피할 수 없는 주전 싸움을 벌인다. 서로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다. 박용우가 패싱력이 뛰어나 공격 전개에 과정 역할을 한다면 이찬동은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힘이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4개국 친선대회와 올 1월 U-23 챔피언십에서 이찬동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않은 상황에서 박용우가 그의 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이 때문에 둘 중 한 명은 올림픽 최종 명단에서 낙마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지만, 동반 승선에 성공했다.
이찬동은 "같은 나이일 뿐 라이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서로의 스티일이 있기 때문이다. 박용우가 잘 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잘 하면 같이 갈 수 있지 않은가"라며 초탈한 모습을 보였다.
박용우도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는다. 부족한 부분을 서로 메우는 장점이 있다. (이)찬동이가 원래 있는 사람이라면 나는 굴러 온 사람이다. 사이가 좋다"라고 웃었다.
이들 외에도 공격 2선의 문창진(포항 스틸러스)과 권창훈(수원 삼성)은 와일드카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위치에 따라 유탄을 맞을 수 있다. 이들은 손흥민과 호흡을 통해 자기 기량을 더 보여주겠다며 의욕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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