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피지전은 80%만 보여주고 나머지 20%를 숨겼다가 독일전에 내놓겠다."
올림픽 축구대표팀 신태용(46) 감독이 독기를 강하게 품었다. 이른바 '골짜기 세대'를 데리고 리우 올림픽에서 제대로 일을 내겠다고 선언했다.
신 감독은 5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축구대표팀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신 감독은 "오는 18일 출발해 (베이스캠프가 있는) 상파울루에 도착하게 되면 제대로 해보겠다"라며 이를 갈았다.
올림픽을 앞두고 마음먹은 대로 일이 풀리지 않는 것이 답답하지만 크게 내색하고 있지 않은 신 감독이다. 대표소집 후 훈련은 무산됐고 와일드카드(23세 이상 선수)로 뽑은 3명 석현준(FC포르투),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장현수(광저우 푸리)와 공격수 황희찬(잘츠부르크)은 뒤늦게 현지로 합류해 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다.
신 감독은 "4일에 소집해서 2주 동안 손발을 맞춰보려는 계획을 다 세웠었지만 되지 않았다. 불안감이 있지만 나 스스로 불안하면 선수들도 그럴 수 있다. 플랜B를 만들어 놓겠다. 부상만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올림픽 본선에서 8월 4일 피지전을 시작으로 8일 독일, 11일 멕시코와 경기를 치른다. 신 감독은 "피지는 객관적인 전력이 우리보다 세 수 아래다. 첫 경기라서 선수들이 힘들어 할 수 있다. 이기면 안정을 찾고 계획대로 독일전에 초점을 맞추겠다. 독일은 멕시코와 첫 경기라 모든 것을 공개할 것이다. 우리가 역으로 공략하면 독일전을 잘 치를 수 있으리라 본다"라고 예선리그 운영 계획을 알렸다.
손흥민의 독일전 출전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토트넘 홋스퍼의 호주 프리시즌 경기를 마친 뒤 합류하는 손흥민을 두고서는 "피지전에서는 손흥민 카드를 안 쓸 것이다. 우리가 쓸 수 있는 부분의 80%만 가동한다. 100%가 정상이면 80%만 보여주고 나머지 20%는 숨기고 독일전에 꺼내겠다"라고 강조했다.
신태용호는 A대표팀 경험자도 적고 소속팀에서도 출전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많다. 신 감독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멤버와 비교하면 훨씬 떨어진다. 선수들 스스로도 골짜기 세대라는 것을 인정한다. 비록 축구팬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도 있지만, 더 큰 기대감도 안길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수비 불안이 끊임없이 지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강하게 항변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수비가 불안하다고 말하는데 역대 어느 대표팀보다 무실점 경기를 많이 했다. 불안하다는 이유를 모르겠다. 계속 수비 불안이라고 하니 주눅이 들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대회 기간 선수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용에 대해서는 "제지를 하겠다. 좋지 않으면 독이 되어 돌아온다. 다만 경기가 끝난 뒤에는 얼마든지 하도록 두겠다"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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