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기자] 2016년도 어느새 절반이 지나갔다. 평일부터 주말까지, TV에서는 연일 드라마가 흘러나왔다. 몇몇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일부 드라마는 신랄한 혹평을 감내해야 했다.
2016년 상반기 드라마는 두가지 키워드로 정리된다. '태양의 후예'의 대성공, 그리고 '드라마 왕국'으로 급부상한 tvN이다. '태양의 후예'는 지상파의 마지막 자존심을 세워줬고, tvN은 드라마를 연달아 흥행시키며 시청자들에게 드라마 전문채널로 제대로 각인됐다.
2월부터 4월까지 방송된 KBS 2TV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는 전무후무한 성과를 거뒀다. 한중 동시방송의 포문을 열며 제3의 한류 붐을 이끈 일등공신이 됐다.
한국에서 100% 사전제작으로 이토록 성공한 드라마는 없었다. '태양의 후예'는 대중성과 작품성, 두마리 토끼를 잡으며 단숨에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최고 시청률 38.8%(4월14일 방송분)를 기록했고, 드라마 OST는 차트 줄세우기에 성공했다. 제작사와 방송사 모두 억단위 수익을 거뒀고, 출연 배우들은 한류스타로 급성장했다. 특히 송중기는 현재 중국의 '국민남편'으로 통한다. 현재 성황리에 아시아 팬미팅 투어를 진행 중이다.
'태양의 후예'는 한류 드라마의 새 판로를 개척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한국 드라마를 '태양의 후예' 전과 후로 나누는 사람도 생겼다.
이와 함께 올 상반기 주목할 만한 건 tvN 드라마의 급부상이다. 그간 tvN은 예능 이미지가 강했던 것이 사실. 나영석 PD가 이끄는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 시리즈, 그리고 신원호 PD의 예능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큰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올 들어 tvN는 월화드라마와 금토드라마에 적지않게 공을 들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즉각 반응이 왔다.
월화극 흥행의 조짐은 올 초부터 심상찮았다. 1월 첫 방송된 '치즈 인 더 트랩'은 '유정선배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는 각종 신드롬을 만들어냈고, 연일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피리부는 사나이'에서 잠시 주춤했던 흥행은 '또 오해영'에서 빵 터졌다. '또 오해영'은 여성시청자들의 뜨거운 공감과 호응을 얻으며 단숨에 흥행킹으로 급부상했다. 만년 '2인자'였던 서현진은 이 드라마 한편으로 인생역전을 맛봤다.
'또 오해영'은 '치즈 인 더 트랩'의 최고시청률을 뛰어넘은 데 이어, 동시간대 지상파 예능의 화제성까지 잡아먹었다. 드라마 인기의 바로미터인 OST 반응 역시 뜨겁다.
tvN 월화극이 블루오션이었다면, 금토극은 레드오션이다. 하지만 잘 만들어진 드라마에 불가능이란 없었다.
1월부터 3월까지 방영된 금토극 '시그널'은 장르물의 역사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숨막히는 전개와 촘촘한 구성, 영화를 연상시키는 수준 높은 완성도는 '시그널 폐인'을 양산시키기도 했다. '기억'으로 잠시 숨고르기를 한 금토극은 현재 '디어 마이 프렌즈'로 또한번 인기 몰이 중이다.
물론, 올 상반기 드라마를 '태양의 후예'와 tvN으로만 결론짓기는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갓신양' 박신양의 열연이 돋보였던 '동네변호사 조들호'(KBS), 유이의 연기변신이 인상적이었던 '결혼계약'(MBC), 초호화캐스팅으로 눈길을 끈 '육룡이 나르샤'(SBS) 등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단막극의 새 지평을 연 '베이비시터'와 '백희가 돌아왔다'(KBS), 남궁민에게 인생캐릭터를 선사한 '미녀 공심이'(SBS) 등도 주목할 만했다.
앞으로 준비중인 하반기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우선 지난 주 첫 방송된 SBS '닥터스'의 조짐이 남다르다. 뜨거운 시청자 반응과 동시에 주연배우들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이어 KBS '함부로 애틋하게'와 '화랑', SBS '보보경심 려'와 '질투의 화신', MBC 'W' 등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과연 올 하반기에 제2의 '태양의 후예'가 될 작품은 무엇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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